유학생들이 말하는 나라별 음주 문화는

이창환 2009. 10. 24. 1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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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에는 다양한 나라가 있는 만큼 술을 마시는 문화도 각기 다르다. 술을 아예 마시지 않는 나라가 있는가 하면 우리나라나 러시아처럼 과음을 즐기는 나라도 있다. 해외 여행이 잦아진 요즘 많은 사람들이 외국의 술 문화를 겪고 당황한 사례들이 종종 들리기도 한다. 술을 좋아하는 사람은 외국에 나가기 전에 그 나라의 술 마시는 특성을 파악하고 간다면 한층 즐거운 여행을 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물론 마시면 취하는 것은 어디나 마찬가지기 때문에 적당한 수준에서 즐기는 것은 필수다.

▲술에 대해서만큼은 관대함이 없는 미국

흔히들 미국을 자유의 나라라고 하지만 술에 대해서는 그다지 관대함이 없는 나라기도 하다. 거대한 나라이니 만큼 주별로 조금씩은 다르기도 하지만 술에 대한 기본적인 인식은 비슷하다고 보면 된다. 미국은 파티문화가 발달해 있지만 그야말로 사교를 위한 모임들이지 술을 마시는 것이 목적인 파티는 없다. 술을 판매하는 것도 엄격하게 제한돼 있어 일반 슈퍼에서는 술을 팔지 않고 술만 전문적으로 파는 Liquor Shop이 있다. 만 21세 이후부터 술을 마실 수 있게 하는 주(州)들이 많은데 우리나라로 치면 대학교 3학년 이후에나 술을 마실 수 있는 것이다.

음주 행태도 우리와 많이 다르다. 맥주를 위주로 마시고 웬만해선 많이 마시지도 않는다. 취해서 인사불성이 되거나 문제를 일으키면 바로 경찰에 잡혀갈 수 있다. 미국 유학생활을 했던 직장인 김창석(가명 31 서울시 강남구)씨는 "대학교 기숙사에서 한국 유학생들이랑 양주를 마셨는데 취해서 복도에 나와 깜박 잠이 든 적이 있었다"며 "나중에 일어나보니 응급실에 실려와 있었다"고 말했다. 옆 방의 미국 학생들이 경찰에 신고해 응급차가 와서 병원 응급실로 실려가게 된 것이다. 그는 나중에 경찰차를 타고 기숙사로 돌아왔다. 김씨는 이 일로 인해 벌금 100달러와 경찰서에서 실시하는 알콜중독 예방교육을 한달간 받았다. 우리나라로선 상상하기 힘든 일이다.

▲와리깡(더치페이) 문화가 발달한 일본일본 사람들도 술을 좋아하지만 주로 맥주나 사케를 즐겨 마신다. 독한 술을 마시지 않을뿐더러 술잔을 돌려먹지 않기 때문에 술에 취한 사람은 많지 않다. 한 자리에서 각자 자신이 마시고 싶은 술을 따로 시켜먹는 모습도 볼 수 있다. 술 보다는 사실 안주 문화가 많이 발달해있다. 다양하고 맛있는 안주들이 많아 유학생들의 입맛을 사로잡는다. 일본 도쿄 유학생 출신의 회사원 신홍식(30, 성남시 분당구)씨는 "일본 사람들은 취할 때까지 많이 마시지 않고 못 마시는 사람에게는 술도 권하지 않는다"며 "술자리도 우리처럼 2차 3차 없이 간단하게 끝내고 다음날 업무에 지장 없게 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고 밝혔다. 게다가 각자 계산을 하는 와리깡(더치페이) 문화 덕에 술값 부담도 없는 점이 좋았다고 말했다.

▲다양한 술만큼이나 다양한 음주문화를 가진 중국중국에는 어림잡아도 수천가지 종류의 술이 존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긴 역사만큼이나 술의 종류도 많고 40도 이상의 도수 높은 술들이 많아 웬만한 사람들은 많이 마시지 못한다. 그래서인지 최근 중국의 젊은 사람들은 중국의 전통주보다는 맥주를 즐기는 경향이 강해지고 있다고 한다. 올해 초 중국을 여행했던 강기호(29, 서울시 마포구)씨는 "중국인들과 술을 같이할 자리가 있었는데 그들이 권한 술이 너무 독해 몇 잔 마시고 바로 취했다"며 "나중에서야 내가 마셨던 술이 알콜 도수 65도의 고량주라는 것을 알았다"고 말했다. 나중에 한국에 올 때 한병을 받아서 왔는데 어떻게 마셔야 할지 지금까지 고민하고 있다고 그는 덧붙였다.

▲위스키를 콜라에 섞어 마시는 호주

호주는 영국과 비슷한 음주 문화를 지닌 것으로 알려졌다. 젊은 사람들은 보통 펍(Pub)에 가서 술을 마시는데 술값을 미리 계산하고 맥주 한 두 병을 사서 들고 다니면서 먹는다. 특이한 것은 위스키를 마실 때 콜라나 쥬스에 섞어서 마시기도 한다는 점이다. 예컨대 잭다니엘과 코크를 섞은 술을 잭콕이라고 하는데 이런 종류의 술을 펍마다 따로 제조해서 판다고 한다. 일종의 칵테일과 비슷한 개념이다. 2년 동안 호주에서 유학생활을 했던 이정국(29·성남시 수정구)씨는 "호주 사람들은 평소에 맥주를 마시고 위스키나 와인은 특별한 날 위주로 먹는다"며 "젊은 사람들은 가끔씩 술을 많이 마시기도 하지만 이런 모습은 나이를 먹어 가면서 자연스레 사라지고 적당한 수준에서 음주를 즐기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창환 기자 goldfish@asiae.co.kr공수민 기자 hyunhj@asiae.co.kr김은별 기자 silverstar@asiae.co.kr양재필 기자 ryanfeel@asiae.co.kr임선태 기자 neojwalker@asiae.co.kr임철영 기자 cylim@asiae.co.kr이윤재 기자 gal-run@asiae.co.kr조민서 기자 summer@asiae.co.kr< ⓒ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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