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간인인 줄 알고 쐈다" 경주 기계천 미군폭격 사건의 진실

2009. 9. 25. 1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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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BS사회부 임진수 기자]

한국전쟁 중 민간인 수십여 명이 희생된 '경주 기계천 미군폭격 사건'은 미군이 피난민인줄 알면서도 폭격을 가해서 빚어진 참극으로 드러났다.

진실화해위원회는 지난 1950년 8월, 경상북도 경주시 강동면 안계리 기계천 일대에서 미군의 폭격으로 민간인 수십여 명이 숨진 사건에 대한 조사결과를 25일 발표했다.

위원회 조사결과 당시 미 공군은 기계천 일대에 모여있던 사람들이 북한군이 아닌 피난민이었다는 사실을 인지하고도 폭격을 가한 것으로 밝혀졌다.

위원회는 이같은 사실을 미 국립문서보관소(NARA)에서 입수한 제18폭격단 제39폭격편대 임무보고서 등의 자료를 분석한 결과 밝혀냈다.

당시 인민군이 낙동강 전선까지 남하하면서 고전하던 미군 등 연합군은 인민군의 위장침투를 우려해 민간인도 폭격 목표물에 포함시킨 것으로 드러났다.

또, 희생자들은 아군의 눈에 잘 띄는 곳으로 피난을 가야 피해가 없다고 판단해 피아식별이 가능한 기계천 일대로 피신했지만 미군의 무차별 폭격에 숨진 것으로 조사됐다.

폭격을 직접 목격한 생존자는 "폭격 당일 오전에 정찰기 1대가 와서 피난지역을 살펴봤지만 몇 시간 후 미군 전투기가 와서 무차별 폭격을 가했다"고 진술했다.

이번 조사에서 확실한 신원이 밝혀진 희생자는 모두 35명이며 부상자도 7명 확인됐다.하지만 일가족이 몰살됐거나 유족이 타지역으로 이주해 진실규명을 신청하지 않은 경우를 포함하면 희생자는 이보다 더 많을 것으로 추정된다.

진실화해위원회는 국가에 대해 미군의 폭격으로 희생당한 피해자를 구제하기 위해 미국정부와 협의할 것과 위령사업의 지원, 유족의 심리치료 지원 등을 권고했다.

이와함께 위원회는 또 다른 미군폭격사건인 ▲김천 봉천 미군군폭격사건 ▲구미 와래강변 미군폭격사건 ▲사천 조장천 미군폭격사건 ▲구민 낙동강변 미군폭격사건 등에 대해서도 조사를 벌이고 있다고 밝혔다.jslim@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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