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동 '카페마리' 각목·소화기 난타전.. 용역업체-세입자 충돌(종합)

2011. 8. 4. 07: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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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BS 최인수 기자, 박초롱 수습기자]

마치 전쟁이라도 하듯 도심 한 복판에서 철거 예정인 한 건물을 두고 하루 사이에 주인이 세 번 바뀌는 일이 벌어졌다.

이 과정에서 각목과 소화기 등 8,90년대식 무기가 등장했지만 경찰은 방관자적 자세를 취하다가 사태가 악화될 조짐을 보이면 그제서야 개입해 양측을 떼어 놓아 공권력의 의미를 다시 한번 생각하게끔하고 있다.

서울 명동3구역 재개발 지역에서 세입자와 용역업체 직원 사이에 농성장인 '카페마리'를 뺏고 뺏기는는 치열한 공방전이 벌어졌다. 이 과정에서 각목과 소화기 등이 동원됐고, 세입자와 용역업체 직원 등 확인된 인원만 4명 정도가 다쳐 병원으로 이송되거나 119구급차 2대에 나뉘어 치료를 받았다.

충돌은 농성장인 '카페마리'를 둘러싼 용역업체 직원들의 역점거와 세입자들의 재탈환 공방에서 비롯됐다.

전날인 3일 새벽 5시쯤 시행사 측 용역업체 직원 100여명이 일대에 들이닥쳐 카페마리에 있던 세입자들을 밀어내 '역점거'를 했던 것을 세입자 측이 되찾으려 한 것이다.

세입자 측은 문화제 행사를 마친 직후인 밤 10시 30분쯤 카페마리의 왼쪽 출입구를 이용해 기습적으로 카페마리에 다시 진입했다.

20평 남짓한 카페마리에는 세입자와 용역업체 직원 각각 30여명이 화장실 문을 사이에 두고 격렬히 대치했다. 용역업체 직원들은 소화기를 뿌리며 맞섰고, 건물 안에 쌓여있던 각목을 사용하기도 했다. 이로 인해 배재훈(55) 비대위 위원장이 머리 등에 각목을 맞는 등 세입자 측과 용역업체 측 여러명이 병원으로 이송되기도 했다.

세입자 측은 카페마리를 재점거하는데 성공했고, 경찰관 50여명이 현장 출입구를 막아 충돌 국면은 다소 진정되는 듯 했다. 하지만 4일 새벽 3시쯤 다시 용역업체 직원 150여명이 몰려와 카페마리를 다시 점거했고, 세입자 측은 같은 건물 옆 가게에서 이들과 대치하고 있다.

카페마리는 '제2의 두리반'으로 불리는 명동3구역 재개발 현장의 상징으로 통하는 곳이다.

대책위 관계자는 "중구청에서 평화적으로 해결해 보자고 해서 협상을 하는 도중에 뒤통수를 친 격"이라고 말했다. 이날도 농성장을 둘러싼 공방이 잇따를 것으로 예상되면서 명동 3구역 재개발 현장엔 긴장감이 더욱 고조되고 있다.

앞서 대책위는 전날 오전 11시에는 농성장 앞에서 시행사와 용역업체를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열었으며, 중구청을 항의 방문하기도 했다.

중구청은 권리금 보상을 요구하는 세입자와 시행사인 명례방 사이에서 협상을 중재하고 있지만 요구 사항 격차가 커 난항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용역업체 직원들의 농성장 진입, 점거와 관련해 시행사 측은 자신들의 책임이 아니라고 주장하고 있다. 시행사인 명례방 관계자는 "농성장 진입은 용역업체에서 자의적으로 행동한 것이라 아는 바가 없다"고 말했다.

중구청은 "농성장 옆 건물을 철거하는 과정에서 용역업체 직원이 투입돼 농성자들과 충돌이 일어나는 경우가 많아 시행사에 '별도 지시가 있을 때까지 철거 공사를 중단하라'는 공문을 보냈다"고 밝혔다.apple@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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