舊일해재단 영빈관 국민 품으로
KOICA 지구촌체험관으로 변신
(서울=연합뉴스) 강진욱 기자 = 지난 1988년 `현대판 아방궁' 논란을 불러 일으키며 세간의 이목을 집중시켰던 세종재단의 전신 일해재단 영빈관이 일반에 공개된다.
경기도 성남시 수정구 시흥동 세종연구소(舊 일해연구소)에서 도보로 7∼8분 떨어진 곳에 자리잡은 이 영빈관을 한국국제협력단(KOICA)이 지구촌체험관으로 사용키로 함에 따라 그 속내를 샅샅이 들여다볼 수 있게 된 것.
이 영빈관은 전두환 전 대통령이 1983년 10월9일 미얀마 아웅산묘소 폭파사건으로 순직한 수행원들의 유족에 대한 생계 지원과 장학사업을 위해 일해재단을 설립하고 2년 뒤에 완공한 100평 규모의 단층 건물이다.
부속 부지는 총 2만6천여평으로, 영빈관 주변에는 3홀 규모 골프장과 테니스장, 연못이 자리잡고 있으며, 정원에는 수령이 수백년에 이르는 노송들이 우아한 자태를 뽐내고 있다.
실내 수영장과 고급 샹들리에, 등나무 가구, 외제 변기 등 초호화 시설을 갖춘 이 영빈관은 전 전 대통령의 퇴임을 앞둔 1988년 초 일해재단 기금 강제모집 파문의 와중에 그 존재가 알려지면서 그 해 4월18일 취재진에게 단 한차례 공개된 뒤 지금껏 폐쇄돼 왔다.
특히 같은해 11월부터 시작된 국회 5공비리 일해재단 청문회 과정에서는 전 전 대통령의 사저로 사용하기 위해 지은 것이라는 의혹이 제기되며 출석 증인들과 의원들 간에 날선 공방이 오가기도 했다.
이런 영욕의 역사를 간직한 일해재단 영빈관은 건립 26년만에 KOICA의 전시 장소로 변신, 국민에게 새롭게 선보이게 된다.
KOICA 관계자는 3일 "최근 외교통상부로부터 사용 승인을 받아 내부수리 및 전시공간 설계에 착수했다"면서 "서울 염곡동 훈련센터에서 운영중인 지구촌체험관을 이 곳으로 옮겨와 빠르면 10월부터 각종 전시와 교육, 휴식시설을 갖춘 종합전시관으로 활용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또 "주변 부지에 `ODA(공적개발원조)공원', `개발도상국 문화공원', `KOICA 공원' 등 휴식 개념을 갖춘 공간도 조성하겠다"고 덧붙였다.
앞서 정부는 1991년 영빈관 부지를 포함한 일해재단 소유 부지 20만4천500평 가운데 세종연구소 부지와 시설을 제외한 19만1천600평을 국가에 귀속시켰다.
< 일해재단 영빈관 건물 전경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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