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59전 960기' 차사순 할머니의 좌충우돌 운전기

김동철 2011. 5. 20. 07: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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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전면허증 취득 1년째...네 번 교통사고로 '아찔'

(전주=연합뉴스) 김동철 기자 = "뒤따라오는 운전자들이 초보 운전자를 가만 놔두질 않더군요."

960차례 도전 끝에 운전면허증을 따내 '959전 960기 신화'를 쓴 차사순(70.완주군 소양면) 할머니가 면허증 취득 1년을 맞아 그 동안 운전하면서 겪은 에피소드를 털어놨다.

지난해 5월 운전면허증을 딴 차 할머니는 "운전하다가 뒤차가 하도 빵빵거려서 갓길에서 쉬었다 간 적이 한두 번이 아니다"며 "아직 우리 사회가 초보 운전자에 대한 배려가 부족한 것 같다"고 멋쩍게 웃었다.

그는 지난해 8월 한 자동차회사의 광고모델로 나서 받은 승용차를 타고 있지만 지금껏 네 번이나 교통사고를 냈다. 다행히 모두 인명피해는 없었다.

지난해 11월에는 집 근처에서 주차하려고 후진 기어를 넣으려 했으나 순간 착각해 운행 기어를 넣는 바람에 벽을 들이받아 수백만원의 차량 수리비가 나왔다.

감나무를 정면으로 들이받는 아찔한 사고도 경험했다. 잦은 사고 때문에 단골 공업사까지 생겼다.

차 할머니의 안전을 걱정한 자녀들은 '풀옵션'으로 운전자 보험을 들어놨지만 아직도 긴장의 끈을 놓지 못하고 있다.

차 할머니가 언론에 자주 보도되면서 알아보는 사람들이 부쩍 늘었다. 전주 중앙시장에서 채소를 팔다보면 "TV에 나온 할머니 아니냐"며 묻는 사람을 자주 만난다고 한다.

그는 고속도로에서 시속 50㎞ 이상 속도를 내지 않고 조심스럽게 운전하다가 뒤차의 강한 항의를 견디지 못하고 집으로 되돌아 온 적도 있었다.

차 할머니는 "처음엔 자신있게 운전했으나 자꾸 사고가 나고 다른 운전자들이 싫은 소리를 하니깐 상당히 위축되는 건 사실"이라며 "그러나 사고가 나면 날수록 운전을 더 잘해야겠다는 생각에 밤마다 마음 속으로 운전연습을 한다"고 말했다.

그는 "평생의 목표이자 소원이던 운전을 시작했으며 앞으로는 빵 만드는 기술을 배워 손자들에게 직접 만든 빵을 선물하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2005년 4월부터 운전면허증 취득에 나선 차 할머니는 필기시험에서 949번이나 떨어지는 등 모두 960번의 도전 끝에 지난해 5월 면허증을 손에 넣었다.

주말과 국경일을 제외하면 거의 매일 운전면허시험장을 찾아 시험을 치렀지만 매번 30∼50점으로, 2종 보통면허 합격선인 60점을 넘지 못했다.

차 할머니의 소식은 '의지의 한국인'이란 이름으로 세계 통신사를 통해 타전되면서 뉴욕타임스 등 해외언론에 소개됐고, 시카고 트리뷴은 차 할머니를 현대 부모들이 자녀들에게 기억시켜야 할 '집념과 끈기의 귀감'으로 소개했다.

차 할머니는 국내 자동차회사 광고에도 모델로 등장해 '올해의 광고모델상'을 받았고 지금의 '애마'인 흰색 승용차를 선물받았다.

sollens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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