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발만 겨우 움직이지만.. 딸아, 넌 천사란다"

2010. 12. 22. 09: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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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토콘드리아근병증·간질·뇌위축증으로 투병하는 2세 박선주양엄마 "목도 못 가눠 누워만 있는 딸에게 희망보여요… 힘낼게요""전세비까지 빼내 보탰는데 병원비 마련할 길이 막막해요" 눈물

지난해 3월 30일이 생일인 박선주(2세)양은 또래 아가들에 비해 발달과정이 매우 느리다. 혼자서는 목도 가누지 못하고 뒤집는 것도 불가능하다. 혼자서 할 수 있는 일은 손과 발을 살짝 까딱거릴 수 있는 정도다.

또래의 아가들이 걷고 뛰는 것은 물론이고 어른들과 다름없이 밥과 반찬을 스스로 먹을 수 있는 것과 달리 선주 양은 코에 삽입된 실리콘 관을 통해 케토니아라는 특수 분유를 4시간에 한 번씩 어머니가 제공해 주는 시간을 제외하고는 침대에 누워 있는 것이 일과다.

정상 분만으로 건강하게 태어난 선주 양에게 이상 증세가 생긴 것은 생후 5개월이던 지난해 8월께다. 눈에 초점이 없어지고 탈수 증상이 나타나 동네 소아과를 방문했다가 정상 반응이라는 소견이 나왔지만 상태가 호전되지 않아 2차 대학병원에 방문을 했다. 그 곳에서 뇌수막염 의심 소견 하에 정밀검사를 했지만 특이사항은 발견되지 않았고 이후 의식저하가 심해지고 심정지가 갑자기 발생해 혼수상태로 고려대학교 구로병원 중환자실에 입원하게 됐다.

선주 양은 원인불명의 뇌경색 진단 하에 중환자실에 입원하게 됐다. 이후 뇌손상으로 인해 간질이 발병해 하루에도 수차례 경련 증상이 동반됐고, 경련이 심할 때는 숨을 쉬지 못 해 뇌에 산소 공급이 중단되는 위급한 상황도 여러 차례 겪었다.

선주 양은 뇌경색 발생 이후에도 다발적인 부위에서 손상이 발생했고 병원 측에서 선주에게 내린 최종 진단은 국내에서 매우 희귀한 질환인 미토콘드리아근병증(리씨증후군-Leigh disease Syndrome)과 간질, 뇌위축증이다.

취재진이 희망샘 인터뷰를 위해 고대 구로병원을 방문한 지난 18일 선주 양은 어머니 문지영(31)씨의 품에 안겨 수유를 하고 있었다. 선주의 간질 치료를 위해 특별히 처방된 케토니아 액상 분유를 어머니가 코 삽입관으로 수유 중이었다.

어머니와의 인터뷰가 진행되는 동안 선주는 어머니 품에 안긴 채 잠들어 있었다. 어머니 문씨는 "현재 치료에서 가장 중요한 지점은 간질로 인한 경기를 멈추는 것"이라며 "3살까지 아이 뇌의 80%가 발달한다는데 아이가 경기를 할 때마다 뇌 세포들이 죽는다. 선주가 현재 뇌병변 1급 판정을 받아 혼자서는 아무 것도 못한다. 가래도 뱉어낼 줄 모른다. 영양 공급을 위해 코에 관을 삽입한 게 벌써 1년인데 식도 근육이 늘어나서 자꾸 토를 한다"며 선주의 상태를 설명했다.

지난해 8월 발병 이후 두 세달 가량의 입원을 네 차례나 반복하고 있는 선주의 병간호를 도맡아 하고 있는 문 씨는 힘든 시간들을 어떻게 견디냐는 질문에 "처음에는 주위 사람들도 함께 걱정해줬지만 이제는 '어린 아이일수록 고통을 모르니 빨리 보내주라'는 소리를 하는 모진 사람들도 있다"며 "선주를 키우며 점점 더 정이 쌓인다. 그런 소리를 들으면 너무 가슴 아프다"며 울컥 눈물을 쏟아냈다.

현재 선주네 가정의 경제 상황은 선주의 발병으로 인해 극도로 악화된 상태다. PC방에서 일하던 선주 아빠가 최근 이사로 인해 일자리를 잃은 상태이고, 지금까지 발생한 총 2000만원의 병원비를 위해 적금을 모두 깬 것은 물론이고 구로동의 전셋집을 빼서 전세 자금 중 일부를 병원비로 충당한 걸로 모자라 친인척들에게 병원비와 생활비를 보조받고 있다. 추후 선주의 병원비로 헤아릴 수 없을 정도로 많은 비용이 추산되지만 병원비를 충당할 길이 막막한 상태다.

더욱 가슴 아픈 일은 문씨가 둘째를 임신했었지만 선주의 재활 치료를 위해 이동하던 중 빌라 3층 계단에서 굴러 유산을 한 일이다.

선주의 케톤 식이요법이 4시간 만에 한 번씩 이루어지는 탓에 하루에 5시간 이상은 누워 본 일이 없다는 선주 엄마 문씨는 환아를 간병해 온 지난 1년 5개월 동안 몸무게가 15kg 가량 줄어 들어 30kg대 후반의 앙상한 몸매를 지니고 있었다.

다인실 병동에서 단 며칠 동안의 병간호도 쉬운 일이 않을텐데 선주 어머니 문 씨는 눈물을 쏟아내면서도 강인한 어머니의 모습을 잃지 않았다.

"남들은 모르겠지만 내게는 선주가 자라고 있는 게 보이니까요. 가래를 뱉지 못해서 24시간 내내 물거품처럼 질질 흘리던 아이가 어느 새 기침을 쿨럭쿨럭하고 있는 게 보이니까요. 병이 발병하고 나서 한 번도 웃지 못했던 아이가 잠 잘 때는 미소를 지으니까요. 아무런 의사 표현을 못하는 선주가 목욕을 시켜 주고 로션을 발라 주면 '아아~'하는 소리를 내며 기분 좋아하는 모습을 보이니까요. 제가 힘을 더 내야지요."

어머니 문씨는 선주의 재활 치료를 다니며 다른 환아의 부모들을 보며 동병상련의 감정과 용기를 얻은 순간의 경험을 들려줬다.

"어느 가정은 엄마가 아이의 치료에 지쳐서 집을 떠났는데 아버지 혼자 8년을 아이의 간호를 하며 재활 치료를 하더라고요. 그런 분들도 있는데 제 고생은 비할 게 아니죠. 선주가 잠을 자다가 미소를 지을 때 '도대체 무슨 꿈을 꿀까' 많이 궁금해요. 선주와 비슷한 증상의 아이들의 최대 수명이 20세라는 이야기를 들었어요. 한 순간이라도 후회가 들지 않을 만큼 충분히 치료해 주고 싶어요."

선주의 주치의인 고려의대구로병원 소아청소년과 은백린 교수에 따르면 미토콘드리아근병증은 사람이 섭취한 영양분과 산소를 가지고 에너지를 만드는 기능을 하는 사립체가 제대로 기능을 하지 못하여 발생하는 병이다. 인간의 중요 기관인 심장, 뇌, 콩팥, 간 등의 기능이 원활치 못하고, 특히 어릴수록 뇌 기능 장애가 가장 두드러 진다. 선주의 경우 뇌기능 장애가 심하고 간질로 인한 경련발작이 있으며, 자주 폐렴 등 합병증도 발병한다.

은백린 교수는 "선주가 지닌 여러 증상 중 현재 가장 문제가 되는 것은 간질 때문에 일어나는 경련 발작이다. 간질에도 완치 가능성이 높은 특발성 간질이 있고 예후가 조금 나쁜 2차성 간질이 있는데 선주는 안타깝게도 치료가 잘 듣지 않는 난치성 간질이다"라며 "선주는 일반적인 항경련제 치료가 잘 듣지 않아서 최근 케토니아라는 액상 분유를 이용하여 케톤 식이요법을 병행 중이다"라고 말했다.

은 교수는 이어 "내가 소아과를 처음 공부하던 약 25년 전만해도 선주 같은 증상이면 1년을 생존하면 기적이었다. 하지만 지금은 의학도 많이 발달했고 약도 좋아졌다. 의학 교과서에 6개월을 살면 기적이라고 하는 일부 질환의 경우 인공호흡기에 의존하여 지내긴 하지만 7살이 되도록 살아있는 아이도 있다. 선주는 현재 항경련제 요법과 케톤 식이요법, 그리고 사립체 기능이 좀더 원활히 돌아갈수 있도록 도와주는 고용량의 약 처방이 병행되고 있다"며 "지금은 혼자 누워서 움직일 수 있는 정도이지만 선주가 뒤집기라도 할 수 있다면, 포복 수준으로 긴다거나 혼자 앉을 수만 있다면 그 아이에게는 큰 진전이다. 환아의 수명이나 앞으로 일어날 발달 정도는 아무도 쉽게 예단해서는 안된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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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한국아이닷컴 모신정 기자 msj@hankooki.com사진=한국아이닷컴 이혜영 기자 lhy@hankook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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