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별 아닌 경력이 나의 경쟁력"

2010. 4. 13. 2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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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두산 첫 여성 CEO 정옥희 대표

한은 등 금융계에 20년 몸담아

"답이 나올 때까지 1년에 한두 번은 밤샘 끝장 토론을 해요. 부글부글 끓인 다음에 가라앉혀서 최종 의사결정을 하는 거죠. 이런 토론 때면 피가 끓어요."(웃음)

얼굴에 곱게 번지는 미소와 차분한 말투 뒤 어디에 이렇게 뜨거운 열정이 숨어있는 걸까. 두산그룹 사상 첫 여성 최고경영자(CEO)로 주목받고 있는 정옥희(사진) 두산 캐피탈 대표이사를 13일 서울 동대문 두산타워 17층 집무실에서 만났다.

정 대표는 20년 넘게 한국은행, 시티그룹 등에 몸담아온 금융전문가로, 두산에는 지난 2006년 컨설팅전문 자회사인 네오플럭스에 영입돼 한 배를 탔다. 이후 연합캐피탈 인수와 중국법인 설립을 주도했고, 4년 만에 최고경영자 자리에 올랐다. 그는 "자본재 위주의 사업구조에 금융업을 연결하려던 회사 요구와 제 경험이 맞아떨어진 덕분"이라고 설명했다.

설비·기계금융으로 특화된 두산 캐피탈은 두산인프라코어가 굴착기시장 1위를 달리고 있는 중국을 시작으로 글로벌 시장을 향해 점차 발을 넓혀갈 계획이다. 정 대표이사는 "중국 리스금융시장은 초기 단계지만 내륙지방에 대한 투자가 늘면서 성장 가능성이 높다"며 "(두산이 인수한 미국의 소형 건설중장비 업체인) 밥캣이 있는 미국·유럽시장에 진출할 기회도 엿보고 있다"고 밝혔다.

중공업이 주력인 두산그룹의 남성적이고 딱딱한 조직문화에서 '부드러운 카리스마'를 가진 그의 존재는 특별하다. 그러나 정작 그는 "여성이라서 손해 본 것도, 점수 딴 것도 없다"고 선을 그었다. 그룹 내에서 여성 인재가 적기는 하지만 성별이나 연공서열을 따지기보다는 능력으로 사람을 관리하는 시스템이 뿌리내리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그는 "오히려 두산에 와서 배운 게 많다"며 의사결정권자를 다 모아서 치열하게 전략을 토론하는 것을 대표적 사례로 들었다.

"저는 여자라는 이유로 '혹시 여기가 낭떠러지가 아닐까' 더듬거리며 눈치도 많이 봤어요. 그런데 요즘 여직원들은 자신감 있고 목표의식이 강해서 부러울 정도예요." 두산그룹 '맏언니'로서 정 대표는 후배들에게 "새로운 기회에 도전하는 걸 두려워하지 말라"고 조언했다.

황예랑 기자 yrcomm@hani.co.kr, 사진 두산그룹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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