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박희태 "이명박 정권은 정말 운 없는 정권"

2008. 7. 1. 1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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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한나라당의 차기 당 대표 유력후보인 박희태 전 국회부의장은 지난달 30일 이명박 정부에 대해 "이명박 정권은 불행하게도 고유가, 고물가로 초반부터 어려움에 봉착하는 등 정말 운이 없는 정권"이라며 "시스템을 많이 보완하고 개선하고 있으니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이라고 최근 정국불안에 대해 국민들의 이해를 구했다.

박 전 부의장은 이날 서울 여의도 선거 사무실에서 진행된 뉴시스와의 인터뷰에서 "이명박 대통령이 가장 기대를 받는 있는 부분이 경제 살리기다. 그런데 뭔가 발동도 걸어보지 못하고 비판을 받게 됐다"며 "초기에 불거진 문제는 매니지먼트가 좀 서툴고 당과 국민과의 의사소통이 다소 미흡했다는 것이다. 시간을 주면 이 대통령이 경제에 올인해 본 실력을 발휘할 것"이라고 낙관했다.

그는 향후 이명박 대통령과의 관계에 대해 "가장 친한 친구가 가장 깊은 충고를 해 줄 수 있다. 서먹서먹한 사이면 충고를 할 수 없다"며 "지난해 대선후보 경선 때나 대선 때도 이명박 후보에도 많은 직언을 했고, 쓴 소리도 많이 했다. 이명박 대통령이 후보 때의 심정으로 한나라당의 말을 귀담아 들을 수 있도록 애쓰겠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지금은 위기 상황이기 때문에 노련한 선장이 필요하다. 우리 당을 잘 알고 또 우리 당이 잘 헤쳐 나갈 수 있는 길을 잘 아는 사람이 당 대표를 맡아야 한다"며 "우리 당에 몸 담았던 20년 경력을 몽땅 다 바쳐서 당과 나라를 살리는데 총력을 기울이겠다"고 자신에 대한 지지를 당부했다.

그는 정몽준 최고위원과 친박근혜계의 반발에 부딪혀 취소된 범친이계 대규모 회동과 관련, "시국 전환과 관련해서 서로 토의하자는 자리로 알고 있지만, 나와는 전혀 관계 없다"며 전당대회를 앞두고 세 결집을 시도하는 것이 아니냐는 일각의 지적을 일축했다.

그는 내각개편과 관련, "총리를 꼭 바꿀 필요가 있는지 잘 모르겠다"고 한승수 총리 유임에 무게를 두는 한편 책임 총리제에 대해서는 "책임 총리는 대통령제 하에서는 안 될 말이다. 총리의 진퇴가 대통령에게 달려 있는데 어떻게 총리의 완전한 독립성을 보장하는 책임 총리제가 가능하겠느냐"고 말해 부정적인 입장을 보였다.

그는 국회 정상화 방안과 관련, "거리에서 표출된 민심을 바탕으로 해서 이제 국회에서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법과 질서가 파괴되는 부분이 있고, 국민들도 이제는 제도권으로 들어가라고 한다"며 "빨리 국회에서 머리를 맞대고 토론해서 해결해야 한다"고 야당의 등원을 촉구했다.

그는 정몽준 최고위원과 박근혜 전 대표 등 차기 대권 후보군의 행보에 대해 "당에서 갈등을 해소하고 정말 화합할 수 있는 틀을 만든 뒤에 자유경쟁 토양을 만들어야 한다. 지금 계파 갈등을 일으킬 수 있는 후보가 또 다시 당 대표가 된다면 당내 화합을 이룰 수 없다"며 "정몽준 후보는 당에 몸 담은지 얼마 안 됐다. 좀 더 당에 뿌리를 내려서 큰 열매를 맺는 것이 좋지 않겠느냐"고 비판했다.

다음은 박 전 부의장과의 일문일답.

-어제 친이명박계 회동이 예정됐다가 취소됐다.

"안 가고 안 모인다."

-정몽준 최고위원이 회동에 대해 제동을 걸고 나섰는데?

"모르겠다. 나는 누가 모은 건지도 모르겠다. 가려는지, 안 가려는지도 모르겠다."

-어제 회동에 대해서는 전혀 들어본 바가 없나?

"나는 잘 모르겠다. 그 모임이 시국 전환과 관련해서 서로 토의하자는 자리로 알고 있다. 나와는 전혀 관계 없다."

-쇠고기 파동, 촛불집회 '강경 진압' 논란, 고유가, 고물가 문제 등으로 시국이 어수선하다.

"거리에서 표출된 민심을 바탕으로 해서 이제 국회에서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거리 정치는 여러 가지 문제점이 있다. 법과 질서가 파괴되는 부분이 있고, 국민들도 이제는 제도권으로 들어가라고 한다. 빨리 국회에서 머리를 맞대고 토론해서 해결해야 한다."

-야당도 지금까지 장외 투쟁을 계속하고 있지만, 적절한 해법을 못 찾고 있다. 전체적으로 국회 차원에서 여야가 관계 설정을 새로이 할 필요가 있지 않나?

"우선 야당과 대화와 타협을 통해서 여야가 등원을 해야 한다. 여러 가지 융통성 있는 방안들이 있을 것이다. 경직되게 미리 정해 놓은 상태에서 '들어오라'고 할 것이 아니라 유연성 있는 표현과 방법으로 국회를 정상화할 수 있다. 과거에는 이보다 더 한 경우도 많았는데 결국 정상화할 수 있었다. 학생은 학교를 가야 하고, 국회의원은 국회에 가야 한다. 국회는 오히려 야당의 문제다. 나는 참으로 야당이 국회를 안 열겠다고 하는 것을 이해를 못 하겠다."

-내각 개편이 임박했다. 중.소폭 개각론과 전면 개각론이 맞서고 있는데?

"내각 개편은 민심을 쇄신하는 측면도 있지만 정국의 안정, 내각의 연속성을 모두 고려해서 적절한 선에서 범위가 결정돼야 한다. '전면 내각', '거국 내각'이 아니고 '필요한 범위 내에서'라고 나는 늘 말해왔다."

-경선이 이제 종반으로 치닫고 있다. 판세를 어떻게 읽고 있나?

"신문 보도에 의하면 내가 조금 더 유리하다고 하는데, 잘 모르겠다. 정확하게 아는 것도 없다. 오늘 모 일간지에서도 내가 좀 유리하다고는 하더라."

-박 전 부의장이 이명박 대통령과 너무 가까워서 직언을 하기 힘들 것이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는데?

"가장 친한 친구가 가장 깊은 충고를 해 줄 수 있다. 서먹서먹한 사이면 충고를 할 수 없다. 나는 지난해 대선후보 경선 때나 대선 때도 이명박 후보에도 많은 직언을 했고, 쓴 소리도 많이 했다. 앞으로도 이명박 대통령이 후보 때의 심정으로 한나라당의 말을 귀담아 들을 수 있도록 애쓰겠다."

-경쟁자인 정몽준 최고위원과 허태열 의원에 대해서 평가를 하자면?

"정몽준 후보는 당에 몸 담은지 얼마 안 됐다. 좀 더 당에 뿌리를 내려서 큰 열매를 맺는 것이 좋지 않겠나 하는 생각이다. 다른 후보에 대해서는 특별히 얘기하고 싶지 않다. 다 사랑하는 후배들이고 장래에 당을 이끌어갈 인재들이다. 좋은 점들도 많고 앞으로도 발전할 사람들이다."

-인재들이 많은데 이번에 반드시 박 전 부의장이 당 대표가 돼야 하는 이유는?

"지금은 위기 상황이기 때문에 노련한 선장이 필요하다. 우리 당을 잘 알고 또 우리 당이 잘 헤쳐 나갈 수 있는 길을 잘 아는 사람이 당 대표를 맡아야 한다. 경험 이상의 지식은 없다. 나는 우리 당에 몸담았던 20년 경력을 몽땅 다 바쳐서 당과 나라를 살리는데 총력을 기울이려고 한다."

-이명박 정부 100일을 평가하자면?

"이명박 정권은 정말 운이 없는 정권이라고 할 수 있다. 이명박 대통령이 국민으로부터 신망을 받고 가장 기대를 받는 있는 부분이 경제 살리기다. 그런데 불행하게도 고유가, 고물가로 초반부터 어려움에 봉착했다. 이명박 정부로서는 뭔가 발동도 걸어보지 못하고 국민들로부터 비판을 받게 됐다는 생각이 든다. 시간을 주신다면 이 대통령이 경제에 올인해서 경제를 살릴 수 있는 본 실력을 발휘하지 않겠나 생각한다. 초기에 불거진 문제는 매니지먼트가 좀 서툴고 당과 국민과의 의사소통이 다소 미흡했다는 것이다. 하지만 지금 시스템을 많이 보완하고 개선하고 있으니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이다."

-복당 문제가 조만간 매듭이 지어질 것으로 보여지지만, 친이, 친박계 사이에는 언제나 갈등의 요소가 잠복해 있다는 지적이 많다. 당내 화합 문제는 어떻게 풀어가야 한다고 보나?

"복당 문제가 해결됐다고 내부 문제가 끝났다고는 보지 않는다. 나는 이 대통령과 박근혜 전 대표가 정답게 손 잡고 국정을 논의하는 모습을 국민들에게 보일 때라야 비로소 계파 갈등이 해소될 것이라고 본다. 그런 모습을 보이기 위해서 내가 노력하겠다. 나는 나 스스로를 화합의 적임자로 생각한다. 그것이 내 체질이다. 또 여러 가지로 제 실적이 있다. 지난 대선, 경선 과정에서도 화합을 위해 노력을 많이 기울였다. 좌우간 화합의 용광로가 돼서, 모두 녹여서 한 덩어리로 만들어서 아름다운 화음을 내도록 만들겠다. 그렇게 노력하겠다."

-전당대회 이후에는 대권 잠재 후보군인 정몽준 최고위원과 박근혜 전 대표가 본격적으로 대권을 향해 시동을 걸 것이란 전망도 나오고 있다. 당 내에서 새로운 갈등의 요소가 생길 것이란 지적도 나오고 있는데?

"당에서 갈등을 해소하고 정말 화합할 수 있는 틀을 만든 뒤에 그 위에서 자유롭게 경쟁할 수 있는 토양을 만들어야 한다. 지금 계파 갈등을 일으킬 수 있는 후보가 또 다시 당 대표가 된다면 당내 화합을 이룰 수 없다."

-박근혜 전 대표와 전당대회 이전에 모종의 합의를 한 것이 아니냐는 관측도 나오고 있는데?

"전혀 없다."

-전화를 했다던데?

"안부 전화를 했을 뿐이다."

-따로 말씀한 것은 없나?

"없다."

-한승수 총리 유임론과 경질론이 팽팽히 맞서고 있다.

"총리를 꼭 바꿀 필요가 있나? 나는 잘 모르겠다. 그러나 국민들이 꼭 교체해야 한다고 요구를 한다면 모르겠지만, 총리가 특별히 잘못한 것이 없지 않나? 자신 있게 말할 순 없지만, 구태여 내각을 모두 바꿔서 안정성과 연속성을 해치는 것이 필요한 것이냐는 것에 대해서는 상당한 의문을 가지고 있다."

-책임 총리제에 대해서는 어떻게 보는지?

"책임 총리제라는 말이 거론되고 있는 것으로 안다. 하지만 책임 총리는 대통령제 하에서는 안 될 말이다. 총리의 진퇴가 대통령에 달려 있는데 어떻게 총리의 완전한 독립성을 보장한다는 책임 총리가 가능할 수 있겠나? 그건 불가능하다."

-전당대회를 앞둔 후보들이 계파갈등을 직설적으로 지적하고 상호 비난하는 등 비장한 각오를 내보이고 있다. 박 전 의장의 향후 구상은?

"한나라당이 변해야 한다. 우리 한나라당이 변하지 않으면 한나라당은 앞으로 살 수 없다. 변화의 새 바람이 불도록 만들겠다. 변화를 위해서는 아무래도 우리 청년들, 젊은 층이 나서 줘야 한다. 그래서 젊은층 중에서 최고위원도 임명하고, 변화와 쇄신을 주도해나갈 수 있도록 할 생각이다. 그리고 여성의 당 참여 비율을 확대할 생각이다. 청년과 여성에 대한 기대가 크다."

<관련 사진 있음>

심형준기자 cerju@newsis.com

김성현기자 seankim@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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