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 촛불집회서 쓰레기 줍는 미국인
(서울=연합뉴스) 장재은 송진원 기자 = 미국산 쇠고기 수입을 반대하는 촛불 집회에서 쓰레기를 줍는 미국인이 있어 관심을 끌고 있다.
화제의 주인공은 한양대에서 실용영어회화를 가르치고 있는 팀 버드송(54.Tim Birdsong) 교수.
버드송 교수는 한양대 서울 캠퍼스에서도 강의가 없을 때 비닐봉지를 들고 다니며 담배꽁초를 주워 `외국인 환경미화원'로 잘 알려져 있다.
버드송 교수는 청계광장과 서울광장에서 쓰레기를 줍는 이유에 대해 "2년 전부터 여름이 되면 청계천으로 나와서 쓰레기를 줍는데 마침 촛불집회와 겹쳤을 뿐"이라며 겸손해 했다.
사람들이 많은 곳을 일부러 찾아 담배꽁초 같은 오물을 줍는 이유는 그의 신념인 홍익인간(弘益人間) 때문이다.
버드송 교수는 "널리 사람을 이롭게 한다는 말은 잘 알지 않느냐"며 "나를, 사회를, 세계를 이롭게 하는 홍익인간은 작은 행동에서부터 시작한다고 생각했고 나의 홍익인간 실천법은 쓰레기를 줍는 일이다"고 말했다.
세상을 이롭게 한다는 믿음으로 계속 쓰레기를 줍고 있지만 이를 지켜보는 학생들과 시민들은 이를 의아하게 생각하고 있는 모습이다.
버드송 교수는 "캠퍼스에서 담배꽁초를 주울 때도 도와주는 학생들이 아무도 없다"며 "촛불집회에서 시민들이 알 리가 없지 않느냐. 태극기와 성조기를 들고 다니는데 미국산 쇠고기 문제를 들어 시비를 걸어오는 시민들도 있었다"고 말했다.
그가 부인과 함께 한국을 찾은 건 세계축구선수권대회(월드컵)가 열려 도심이 `붉은 물결'로 가득 찼던 2002년.
버드송 교수는 붉은 물결을 서로 사랑하고 행복해하는 모습으로 막연히 생각하고 있다가 한양대 홈페이지에서 건학이념 `홍익인간'이 눈에 띄자 자신의 신념으로 삼았다고 전했다.
그는 "사람을 사랑하고 사랑을 실천해 삶의 행복을 극대화한다는 말, `널리 인간을 이롭게 한다'는 홍익인간은 그간 내가 살아오면서 은연중에 추구해오던 것이기도 했다"며 환하게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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