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급출동' 고립된 섬, 착취·폭력·무임금에 감금된 사람들

전선하 기자 2010. 10. 26. 0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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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리포트 전선하 기자] 한 번 들어가면 나오지 못 할 정도로 완전히 고립된 섬에서 공권력 몰래 벌어지는 폭력과 착취의 현장이 드러나 충격을 주고 있다.

25일 방송된 SBS '긴급출동 SOS 24(이하 긴급출동)'에서는 외딴 섬에서 벌어지는 충격적인 인권실태를 고발했다.

전라남도에 위치한 이 섬은 사설 선박으로만 접근이 가능한 완벽히 고립된 곳이었다. 30가구 정도가 살고 있는 이 섬에는 경찰서는 물론 작은 가게 하나 없을 정도로 뱃일을 하는 데에만 집중된 곳이었다.

이로 인해 이곳에서 인부로 일하는 사람들은 섬 안에 감금된 채 폭력과 착취에 시달리고 있었다. 소개소를 통해 인부로 7년 째 일하고 있다는 양정수(가명, 42)씨는 그간 임금을 전혀 받지 못하고 있었음을 털어놨다. 지체 장애인 장세완(가명, 54)씨는 선주를 자신의 가족이라 믿으며 11년 동안이나 이 상황을 묵묵히 견뎌내고 있었다.

'긴급출동' 제작팀과 변호사 및 인권단체, 해경 등이 사실 확인을 위해 섬을 찾았을 때는 팔려오다시피 한 인부들을 감추며 모르쇠로 일관하는 선주들의 고함이 이어졌다. 인부들을 육지로 돌려보내려는 인권단체의 설득에 선주들은 인부들에게 공포감을 심어주며 섬을 떠나지 못하도록 종용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이후 확인 결과 선주들은 인부들을 "때려 죽이겠다"고 협박하며 섬으로 팔려가게 된 과정과 있었던 일에 대한 함구를 강요했음이 드러났다. 소개소를 통해 섬에 가게 된 윤형식(가명, 34)씨는 "해경이 신고를 해도 오지 않는다. 해경 눈앞에서 폭력을 당했지만 때리는 거 신경도 쓰지 않는다. 경비정이 와도 마찬가지다"는 충격적인 증언을 털어놓기도 했다. 윤씨의 어머니는 "아들을 잡아서 섬에 팔아 버렸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표창원 범죄심리학과 교수는 "도서지방에서 행해지는 불법행위들, 인권유린과 착취 등 장애가 있는 이들에 대한 학대의 심각성을 인식하고 엄정한 법집행을 해야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들 지역에서 관행처럼 벌어지는 심각한 사항들에 대해 "관행의 정화 또는 법에 맞도록 지도하는 활동이 필요하며 법을 어기면 처벌이 뒤따른다는 고지를 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이후 양씨를 비롯한 윤씨는 섬을 빠져 나와 시설 및 가정으로 거처를 옮겼다. 오랜 시간 선주와 함께 하며 정신적 속박감이 강한 장씨의 경우 섬을 나오는 것을 거절했다. 안타까운 것은 장씨의 노모가 오래 전 잃어버린 아들을 그리워하며 장씨가 돌아오기를 간절히 바라고 있었다는 사실이었다. 이에 '긴급출동' 팀에서는 이후에도 장기간에 걸친 설득을 통해 장씨를 가족의 품에 돌아갈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는 약속을 했다.

사진 = SBS '긴급출동 SOS 24' 화면 캡처

전선하 기자 sunha@tvrepor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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