돼지농장 13년간 '사육' 당한 청년노예 고발에 시청자 경악(긴급출동SOS)

2009. 11. 24. 09: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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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엔 차연 기자]돼지농장에 갇혀 사육당하듯 일만 하는 31살 청년의 충격적인 사연이 시청자들을 경악케 했다.

23일 방송된 SBS '긴급출동! SOS24'(진행 김일중 아나운서)에서는 농장에 갇힌 31세의 청년노예 사건의 내막을 파헤쳤다.

SOS 제작진이 만난 31살의 이 청년은 2,500여 마리 규모의 농장에 갇혀 돼지를 사육하고 있었다. 제작진은 이 농장에서 사육되고 있는 것은 돼지들이 아니라 다름아닌 그 청년같다는 이웃들의 제보에 충격을 금할 수 없었다.

그런데 주인 김성철(가명)은 "일꾼없이 우리 부부가 일을 다 한다"고 거짓말을 하며 "돼지 한마리에 1억 6천만원(?) 정도 한다", "생활비만 한달에 천만원" 등 6동 규모의 대형 농장을 자랑하기에 바빴다.

제작진이 지켜본 결과, 젊은 청년 정무열(가명, 31)씨는 조립식 건물에서 숙식하며 대규모 농장에서 2,500여 마리에 달하는 돼지들을 다른 일꾼 한명 없이 일일이 돌보고 있었다. 그 많은 돼지들의 사료를 챙기고 분뇨를 치우는 일만으로도, 청년은 허리 한번 펼 여유조차 없어 보였다.

하지만 이 청년은 놀랍게도 그토록 고된 노동에 시달리면서 무려 13년 동안 임금 한푼 받지 못했다고 했다. 이런 노예생활을 미성년자이던 어린 시절부터 무려 13년이나 해왔던 것. 더욱 충격적인 사실은 청년이 일을 잘 하지 못하면 농장 주인에게 종종 매를 맞기까지 했었다는 것이다. 청년의 입에서 나온 충격적인 말에 시청자들은 경악을 금치 못했다.

그 때문에 청년의 치아는 성한 곳이 없을 만큼 엉망인 상태였다. 그는 "옛날에는 하루에 돼지가 열마리씩 죽어나가니 몽둥이 같은 걸로 때렸다"고 말해 충격을 더했다.

그보다 더 이상했던 건, 표정이 완전히 사라진 채 돌처럼 굳어버린 청년의 얼굴이었다. 이제 겨우 31살이었지만 청년의 얼굴은 웃음도, 슬픔과 현실에 대한 분노마저 읽을 수 없을 만큼 무표정하게 굳어있어 보는 이들을 안타깝게 했다. "나가고 싶지 않느냐"는 질문에 "살아보니 특별한 것도 없더라"고 포기한 듯 말하는 그의 태도는 충격을 넘어 가여운 느낌까지 자아냈다.

취재 결과, 확인된 청년의 주민등록번호는 말소된 상태. 농장에 갇혀 살아가는 동안 청년이 주민등록증조차 발급받지 못해왔다는 것이다. 청년은 그동안 국가로부터 보호조차 받을 수 없는 '유령'과도 같은 존재가 돼 버렸다.

하지만 뜻밖에도 청년에겐 가족이 있었다. 또 가족은 농장과 매우 가까운 거리에 살고 있었다는 사실이 드러나 충격을 더했다. 제작진은 어렵게 찾아간 집에서 그의 가족으로부터 기구한 가족사를 들을 수 있었다. 정씨의 큰누나는 어린 나이에 남편을 여의고 홀로 아이들을 키우고 있었고 아버지는 치매가 온 상황. 게다가 누나는 정씨가 어디서 지내는지 모르고 있었고 정씨의 작은 누나도 건강치 못한 상태였다.

가족의 도움을 받을 수는 없는 상황. 제작진은 법률 등 전문가들의 조언을 통해 청년을 농장에서 격리, 시설로 인도하고 밀린 임금에 대해 소송을 진행하기로 했다.

무려 13년만에 농장을 나온 그는 아직도 위축된 모습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어 보는 이들을 더욱 안타깝게 했다. 하지만 정씨도 아버지를 만나 큰절을 올리고 13년만에 가족식사를 가지면서 드디어 웃음을 보여 감동을 자아냈다.

희망도, 미래에 대한 기대도 없이 돼지 농장에 자신의 삶을 가두어버린 31살 청년이 마침내 조금씩 평범한 생활로 돌아오는 모습에 시청자들은 안도의 한숨을 내쉴 수 있었다.

차연 sunshine@newsen.com기사제보 및 보도자료 newsen@newsen.com손에 잡히는 뉴스, 눈에 보이는 뉴스(www.newsen.com)copyrightⓒ 뉴스엔.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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