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 잘 받으면 '2시간 일찍 귀가' 합격증 군기 빠졌던 예비군, 훈련에 푹 빠지다

2011. 6. 22. 2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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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훈련장에 가보니대충 갈겼던 사격도 한발 한발 신중하게복장 단속에도 효과… 평균 20% '혜택'

폭염주의보까지 내려진 20일 오전 11시께 경기 고양시 일산 예비군 훈련장. 동원훈련 대상이 아닌 예비군(전역 후 1~4년차) 258명이 사격 훈련에 열중하고 있었다. 이들은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3일 동안 집에서 출퇴근을 하며 훈련을 받는다.

30도를 오르내리는 불볕 더위 속에 풀어 헤쳐진 탄띠(군용 허리띠), 끈이 풀린 전투화, 허리띠를 비집고 나온 전투복 등의 모습이 예상됐다. 하지만 딴판이었다. 연신 흐르는 땀을 닦느라 철모는 조금 비뚤어졌지만 자세와 복장은 거의 흐트러지지 않은 채 훈련에 열중하고 있었다.

첫날 훈련은 사격. 한 사람당 연습용 3발, 실전용 3발, 모두 6발을 쏘는데, 모두들 한발한발 신중하게 격발했다. '대충 갈겼던' 예전과는 완전히 다른 분위기다. 사격이 끝나자 판정관에게 표적지를 보여주고 판정을 받는다. 실전용으로 쏜 3발이 직경 4.5cm 안에 탄착군을 형성하면 합격이다.

'당신이 진정한 용사'라고 쓰여진 합격증을 받은 예비군은 예정 보다 2시간 빠른 오후 4시 이후에 퇴소할 수 있다. 나머지는 오후 6시까지 분대 전투(각개 전투), 혹은 안보 교육(동영상 시청)을 받아야 한다. 3일 훈련이니 최대 6시간 일찍 귀가할 수 있는 셈이다. 보통 20% 가량 합격증을 받아 간다.

예비군 훈련장의 분위기가 변하고 있다. 속칭 '당나라 군대'로 불리던 예비군들이 현역시절의 모습으로 다시 돌아오게 된 것은 '측정식 합격제 예비군 훈련', 일명 '2시간 조기 귀가제' 때문이다. 지난해 6월 시범 실시된 뒤 올 3월부터 전 육군 예비군 부대에 확대됐다.

모의 수류탄 투척, 화생방 교육이 진행되는 둘째 날. 수류탄 훈련에서 3개의 표적 가운데 2개에 제대로 수류탄을 던져 넣은 뒤, 화생방 훈련에서 15초 이내에 두건을 포함한 방독면을 완벽하게 착용해야 합격이다. 10명씩 팀을 나눠 서바이벌 게임을 하는 마지막 훈련 날엔 공격과 수비 진형을 갖추는 모양새가 실전을 방불케 한다. 상대방에게 탄환을 맞힌 명중 발수와 팀 전술 행동 등을 종합해 판정한다. 팀워크를 필요로 하기 때문에 일부 예비군들은 입소 전 아예 해병대, 수색대 출신으로 '정예팀'을 구성하는 경우도 생겼다. 구급법에서는 인형 '애니'에게 심폐소생술을 정확히 시연해야 한다. 일산 훈련장 김진남 중령은 "합격 기준은 현역병과 동일한 수준"이라며 엄정 적용을 강조했다.

좋은 성적을 받았다고 무조건 조기 귀가할 수 있는 건 아니다. 복장이 불량하거나 교관ㆍ조교 지시에 불이행하는 경우 합격이 취소된다. 또 총기를 아무데나 방치하거나 휴대폰을 교육시간에 무분별하게 사용해도 일찍 귀가할 수 없다. 훈련 조교 서현(22) 상병은 "나이 어린 조교들의 말을 듣지 않는 경우가 많았는데 요즘엔 훈련 진행 및 인원 통제가 수월해 졌다"고 말했다.

'2시간 조기 귀가제'는 예비군 5-6년 차가 받는 향방기본훈련( 8시간)에도 똑같이 적용된다. 육군 1군단 강현미 정훈장교는 "육군 보병 출신뿐만 아니라 해ㆍ공군이나 포병, 공병 등 다른 병과 출신 예비군들도 동일한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향후 프로그램을 보완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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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강주형기자 cubi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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