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억 사업실패·우울증 딛고 돌아온 '광수생각'

신희은 2009. 10. 15. 1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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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스타뉴스 신희은 기자]

"열한 번째는 저를 위로하기 위해 쓴 책 같아요. 읽어보신 분들이 작가의 등을 토닥여주고 싶다고 하시더라고요."

팬도 많고 안티도 많은 만화가 박광수(40). '광수생각'이 가진 유명세만큼이나 숱한 오해와 루머에 휩싸여 살아온 그가 11월 초 사진 에세이집 '해피앤딩'으로 돌아온다.

14일 오후 서울 압구정동의 한 카페에서 마주한 박광수는 "나이에 비해 힘든 일을 많이 겪고 산 것 같다"며 "삶의 의미를 찾고 스스로를 위로 한다는 생각으로 이번 책을 썼다"고 조심스레 말문을 열었다.

박광수는 우연히 찾은 경기도 성남의 '시안'이라는 묘지에서 세상을 떠난 사람에게 남겨진 편지들을 읽고 목 놓아 울었다고 했다. 그 후 지난해 11월부터 전국 각지의 묘비명을 찾아다니며 '무덤가, 납골당에서 발견한 죽은 이에게 보낸 편지들'을 통해 살아가는 의미를 되짚어 보는 작업을 했다.

그는 "살아있을 때 나눈 백 마디 말보다 묘비명에 적힌 몇 마디가 더 진실하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가장 솔직한 언어로 자신을 울린 이들의 편지가 독자의 마음도 울릴 수 있겠다는 믿음이 '해피앤딩' 출간으로 이어졌다.

박광수는 "대구지하철 참사 때 대구에 사는 여자친구를 만나러 서울에서 온 한 청년이 '곧 도착한다'는 메시지를 남기고 사망한 게 잊혀지지 않는다"며 "안타깝게 죽음을 맞이한 이들을 보며 매 순간 자기감정에 솔직하게 살아야겠다고 다짐했다"고 했다.

박광수가 '해피앤딩'에서 건네는 이야기는 깊지만 단순하다. 아무 것도 하지 않고 시간을 보낼 수 있는 기회, 아버지의 초라한 등을 껴안아 줄 수 있는 기회 등 삶의 순간순간 마주치는 소소한 기회들을 "놓치지 말라"는 것이다.

'해피앤딩' 출간을 준비하며 삶의 의미에 대해 무수히 생각했을 박광수. 그에게 "행복하게 살고 있냐"고 묻자 "너무 힘들어서 우울증을 앓았고 자살을 생각하기도 했을 정도로 어두운 시절을 지나왔다"는 답이 돌아왔다.

자신을 둘러싼 온갖 억측과 루머에 시달리면서도 언젠가는 진심을 알아주겠지 하는 생각으로 기다렸다는 그는 "사람들은 내게서 가족애와 사랑을 이야기하는 '광수생각'의 모범적인 작가 '박광수'만을 기억하고 그에서 조금이라도 빗겨나면 비난을 서슴지 않는다"고 서운함을 드러냈다.

박광수는 "사람이 누구나 그렇듯 나도 많이 부족하고 모순적이며 부정적인 모습을 갖고 있다"며 "나는 내 모습 그대로 변함없이 최선을 다해 살고 있는데 어느 순간 박광수 하면 '이혼', '보수주의자' 등 수식어가 따라다니기 시작했다"고 했다.

직설적인 말투에 좋고 싫은 내색을 잘 감추지 못하는 박광수는 "이혼을 둘러싼 비난, 사업 실패, 우울증 등 어려운 일을 많이 겪어 왜 나만 이렇게 힘들게 살까 하는 자괴감에 시달렸다"며 "30대 젊은 나이에 캐릭터 사업에 실패해 50억 원 가량을 날려 차비가 없어 집 밖을 못나간 적도 있었다"고 털어놨다.

그는 "그래도 이런 내 모습을 인정하기 시작하니까 마음이 한결 편해졌다"고 했다. 이제는 40대에 맞게 가정을 잘 꾸리고 작가로서 인정받고 싶은 마음이 더 크다고 말을 이었다.

최근 박광수는 열성적으로 활동 중인 '조마조마 야구단'이 SBS 예능프로그램 '절친노트2'에 소개되면서 '박광수 이혼'으로 다시 한 번 구설수에 올랐다. 한 누리꾼은 '박광수 두 번째 이혼'이라는 허위사실을 블로그에 게재해 그를 공개적으로 비난하기도 했다.

박광수는 2002년 6월 결혼식을 올린 부인과 8살, 7살 난 두 아이와 평범한 가정을 꾸리고 있다. 여느 아버지처럼 "아이들 교육을 위해 돈 되는 일이라면 뭐든 해야겠다는 책임감도 느낀다"고 했다.

박광수는 "방송 직후 제 이혼이 아직도 검색어에 오르는 것을 보고 마음이 불편했다"며 "이제 일일이 해명하기 보다는 그런 시선에 휘둘리지 않고 책 쓰고 일하면서 지내려고 한다"고 덤덤히 말했다. 이날 다소 언짢은 질문에도 박광수의 눈은 차분함을 잃지 않았다.

박광수는 열한 번째 책 '해피앤딩' 출간 외에도 광고나 디자인 제품을 제작하는 사업을 꾸려가고 있다. 또 늘 꿈꾸던 영화제작을 준비하며 시나리오 작업도 한창이다.

독자들이 여전히 그를 '이혼한 박광수'로 기억하는 사이, 박광수는 조금씩 껍질을 깨고 나와 자신의 빛깔을 찾아가고 있었다.[관련기사]☞ '광수생각' 만화가 박광수, 연기자 데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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