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한폭탄' 불량 소화기..왜 터졌을까

입력 2009. 7. 14. 06:03 수정 2009. 7. 14. 0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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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BS사회부 최인수 기자]

가정용 소화기가 폭발하는 아찔한 사고가 일어났다.이같은 사고가 공식 접수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어서 소방당국이 긴급 조사에 나섰는데, 오래된 소화기를 새 것처럼 팔기 위해 재충전한 것이 원인으로 드러나고 있다.

충남 서산에서 의상실을 운영하는 박 모(33) 씨는 지난 5일 놀란 가슴을 쓸어내려야 했다.

잠시 자리를 비운 사이 사무실에 멀쩡히 있던 소화기가 강한 폭발음을 내며 터지는 아찔한 사고가 발생한 것.

박 씨는 "'펑' 하는 폭발음을 들은 인근 상인들로부터 전화를 받고 급히 사무실에 돌아와 보니, 소화기 분말이 분수기처럼 뿜어져 나와 마치 하얀 눈으로 뒤덮인 것 같았다"고 말했다.

박 씨가 구입한 소화기는 지난 5월 오래된 소화기를 교체하기 위해 시장 상인들이 공동 구매한 제품이었다.

당시 박 씨 등 일부 상인들은 D 업체로부터 새 제품이라는 설명을 듣고 소화기를 2만 원에 구입했고, 다른 상인들은 1만~1만 5천 원을 주고 기존 소화기의 소화 분말 약재와 질소만 교체하는 충약(재충전)을 했다.

사고가 발생하자 소방방재청과 소화기 품질검증을 맡고 있는 소방산업기술원은 즉시 폭발한 소화기를 수거해 원인 분석에 나섰다.

분석결과 문제의 소화기는 지난 2003년에 만들어진 3.3kg짜리 재고품 소화기로, 분말을 교체하는 과정에서 틈이 생겨 폭발한 것으로 잠정 확인됐다.

결국 박 씨가 구입한 소화기는 새 제품이 아니라 중고품을 재활용한 것이었다.소방방재청 관계자는 "소화기 통과 손잡이를 연결하는 부분이 풀렸다가 다시 조여진 흔적이 있는 것으로 미뤄 분말을 교체하기 위해 한 번 열렸던 소화기에 틈이 발생해 내부 압력을 견디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소화기 폭발 사고가 보고된 것은 처음"이라며 "많은 중소업체들이 소화기를 재충전해 팔고 있지만 몇 대나 유통됐는지 실태를 파악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화재가 났을때 생명과 재산을 보호해야할 소화기가 오히려 언제 폭발할 지 모르는 시한폭탄처럼 주변에 널려있다.apple@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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