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진각 팔각정 '남북정상 악수 사진', 누가 페인트 덧칠했을까
경기 파주 임진각 안보관광지에 '남북화해의 상징물'로 걸려 있던 김대중 전 대통령과 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악수장면이 담긴 사진이 심하게 훼손돼 풍경사진으로 교체된 사실이 뒤늦게 밝혀졌다.
경기 파주시는 지난 9월 초 임진각 자유의 다리 앞 팔각정에 게시돼 있던 김 전 대통령과 김 국방위원장의 악수장면 사진이 흰색 페인트가 덧칠해 져 이 사진을 철거하고 민통선 일대 모습이 담긴 사진으로 바꿨다고 3일 밝혔다.
훼손된 사진은 2000년 6월13일 김대중 전 대통령이 평양 순안비행장에 내려 마중 나온 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과 포옹하기 직전의 모습으로 가로 1m, 세로 70여㎝ 크기다. 파주시는 유리액자 안에 사진이 넣어져 있었기 때문에 유리만 교체하려 했으나 사진이 유리면에 바짝 붙어 있어 복구가 불가능했다고 밝혔다.
파주시 관계자에 따르면 지난 8월 자신들을 우익단체 회원이라고 밝힌 사람 4~5명이 시청을 방문해 "지금이 어떤 세상인데 임진각에 아직도 저런 사진을 걸어놓느냐. 교체하는 것으로 믿고 가겠다"며 철거를 요구했다.
이어 9월 초쯤 임진각에서 열린 한 문화행사장에서 이 우익단체 사람들은 파주시 공무원에게 다시 " '빨갱이 사진'을 계속 철거하지 않으면 가만두지 않겠다"며 으름장을 놓았다. 이후 일주일쯤 뒤 임진각에서 근무하는 한 직원으로부터 "밤새 사진에 페인트가 칠해졌다"는 내용의 신고를 받았다는 게 파주시의 설명이다.
파주시 관계자는 "임진각에 페인트가 칠해진 전직 대통령의 사진을 전시해 놓는다는 게 적절하지 못하다는 판단에 교체하게 됐다"며 "물증이 없어 경찰에 수사를 의뢰하지는 않았다"고 말했다.
< 이상호기자 > - 재취업·전직지원 무료 서비스 가기 -- 대한민국 희망언론! 경향신문, 구독신청(http://smile.khan.co.kr) -ⓒ 경향신문 & 경향닷컴(www.khan.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경향닷컴은 한국온라인신문협회(www.kona.or.kr)의 디지털뉴스이용규칙에 따른 저작권을 행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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