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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미디어법 후속조치 진행 힘들 것”

위클리경향 | 입력 2009.11.05 13:35 | 누가 봤을까? 50대 남성, 전라

 




ㆍ사퇴서 제출한 최문순 민주당 의원 헌재 판결 이후 선택은

↑ “법은 보편성이 있어야 하는데 미디어법은 특수한 목적으로 만들었기 때문에 어려운 상황에 처할 것이다.”

7월22일 한나라당이 미디어법을 날치기 통과시킨 후 민주당 최문순 의원은 "그동안 언론과 표현의 자유, 헌법, 민주주의를 지키지 못해 죄송하다. 오늘 국민들께서 저에게 부여해 주신 헌법기관으로서의 권능을 국민 여러분께 반납하고자 한다. 지켜야 할 것들을 지키지 못한 책임을 내려놓고자 한다"면서 의원직 사퇴서를 제출했다. 이후 최 의원은 국회를 떠나 길거리에서 시민들에게 미디어법의 문제점을 알리는 활동을 했다. 헌법재판소 판결을 앞두고는 서울 수유리 화계사에서 '미디어법 원천무효를 위한 2만배 정진기도'를 하기도 했다. 언론노련 위원장, MBC 사장 등을 역임하고 언론계를 대표하는 비례대표 국회의원으로서 미디어법 날치기 통과에 대해 그만큼 강한 분노를 느낀 것이다. 그러나 10월29일 미디어법 관련 권한쟁의심판 사건에 대해 헌재는 법안 유효 결정을 내렸고, 최 의원의 한숨은 더욱 깊어졌다. 사람들은 "이젠 어떻게 할 것이냐"라고 최 의원의 향후 활동에 대해 궁금해 하고 있다.

헌재는 미디어법 처리 과정에서 야당 의원들의 심의표결권을 침해했지만 법의 효력은 인정한다고 결정했다. 헌재의 판단에 대해 어떻게 평가하나.

"헌재는 삼권분립을 지키지도 않았고, 의회주의도 파괴했다. 민주주의의 위기를 보여 주는 것이다. 미디어법 때문에 언론질서도 다 망가질 것이다."

이번 헌재 판결에서 쟁점은 신문법 표결 과정에서의 대리투표 여부, 일사부재의 원칙 위배 논란, 국회의원 권리침해 여부였다. 헌재는 일사부재의 원칙 위배와 대리투표의 위법성을 인정했다.

"헌재 판결 전에도 국회의원 권리침해와 일사부재의 원칙 위반은 확신했다. 국회의원에게 회의 안건이 배포돼야 하는데 국회의원 단말기에 신문법 관련 안건이 없었다는 것이 최근 밝혀졌기 때문이다. 그리고 일사부재의 원칙 위반도 확신했다. 하지만 대리투표와 관련해서는 명확하게 입증하기가 어려울 것이라고 예상했지만 헌재가 대리투표의 위법성도 인정한 것이다."

하지만 헌재는 미디어법의 효력을 인정했다. 헌재의 결정을 예상했나.

"헌재 판결이 나오기 전에 여러 설이 흘러나왔지만 확실한 것은 없었다. 다만 헌재가 절충안을 내놓지 않을까라는 예상은 했다. 신문법과 방송법이 서로 연관이 있기 때문에 두 법안 가운데 하나만 무효로 나와도 미디어법 효력은 발생하기 힘들었다. 헌재가 두 법안 가운데 하나는 우리의 권한쟁의심판을 인용할 줄 알았다. 그런데 이상한 절충안이 나온 것이다. 법안 처리 과정은 위법인데 법률의 효력은 인정하는 결정을 내린 것이다."

10월23일부터 헌재 판결이 나오기 전까지 2만배 정진기도를 했다. 왜 화계사에 들어온 것인가. 시민들을 만나서 미디어법의 문제점을 알리는 것이 더욱 효과적일 것 같은데.

"화계사는 상징적인 공간이다. 화계사를 내려가면 한신대(신학대학원)가 있고, 조금 올라가면 강원룡 목사님의 크리스찬아카데미가 있다. 이곳은 민주주의가 끝까지 몰렸을 때의 마지막 도피처였다. 한신대는 군사정권의 억압을 뚫고 시위를 할 수 있었던 곳이고, 크리스천아카데미는 언론개혁의 본거지였다. 화계사로 찾아온 것은 우리사회가 20~30년 전으로 돌아갔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나를 받아줄 사찰도 별로 없었다.(웃음)"

국회를 떠나 현장으로 나왔다. 사람들을 계속 만나고 다녔는데 기억에 남는 일이 있었나.


"79일 동안 200만명의 시민들으로부터 미디어법 원천무효 서명을 받았다. 시민의 서명이 정치적 힘을 발휘하기 어렵다는 것을 알고 있었지만 끈질기게 받아냈다. 서명을 받을 때는 진정성을 가지고 했다. 시민들과 함께 여러 가지 이벤트를 한 것이 기억에 남는다. 명동에서 300명의 시민이 모여서 한 1인 시위 퍼포먼스와 기차놀이가 생각난다."

이번 국감에서 최 의원과 천정배 의원의 공백이 느껴졌다는 사람이 많았다. 이번 국감을 보면서 내가 저곳에 있었으면 하는 생각이 들지 않았나.

"문방위 소속 민주당 의원 8명의 팀워크가 깨졌기 때문일 것이다. 한나라당 의원이 20명이었으니까 수적으로 열세였지만 우리의 팀워크는 아주 좋아서 큰 주목을 받을 수 있었다. 어떤 의원이 던진 질문이 흐지부지 지나가면 다른 의원이 받아서 끝까지 물고 늘어지는 모습을 보여 줘서 성과가 높았던 것이다. 이번 국감에서 한국디지털미디어산업협회가 통신사를 대상으로 200억원의 기금을 모으려고 했던 사실을 폭로만 하고 마무리하지 못한 것이 이번 국감에서 아쉬웠다. 다시는 그런 일이 없도록 하겠다는 약속을 받아냈어야 했다."

이번 국감 현장에 최 의원이 있었다면 꼭 밝혀내고 싶었던 사안이 있었나.

"KBS의 < 시사360 > 폐지나 김제동씨 퇴출 등의 문제를 집요하게 물고 늘어지고 싶었다. 하지만 민주당 의원의 숫자가 부족하다 보니 그게 되지 못했던 것 같다."

이번 헌재 결정으로 미디어 시장이 급변할 것이라는 우려가 높다. 어떻게 예상하나.

"방송통신위원회에서 후속 조치를 취할 것이다. 방송법 시행령을 마련하고, 종편채널 심사위원회도 구성할 것이다. 이후에 허가신청을 받고 심사를 통해 종편채널 사업자를 발표할 것이다. 하지만 이 모든 것이 정상적으로 진행되기 힘들 것으로 생각한다. 이 법안이 나온 것은 보수언론에 방송을 주기 위해서였다. 법은 보편성이 있어야 하는데 미디어법은 특수한 목적으로 만들었기 때문에 어려운 상황에 처할 것이다. 방송 광고 시장도 그리 좋지 않다. 종편채널 사업자가 선정된 후에 부작용이 생길 수 있다. 방통위도 걱정이 많을 것이다."

사람들은 최 의원이 국회로 돌아오느냐를 가장 궁금해 한다. 천정배 의원은 헌재 판결 이후 '앞으로 갈 길이 멀다. 신발끈을 조여매고 언론악법 투쟁에 나서자'라고만 발언했다. 국회 복귀 여부에 대해 말을 아낀 것이다. 최 의원은 어떻게 할 것인가.


"7월23일 사퇴서를 제출한 후 헌재가 미디어법 무효 판결을 내릴 수 있도록 하는 데만 집중했다. 그런데 헌재가 정반대의 판결을 했다. 이제 어떻게 할 것이냐는 보좌관들과 상의를 해 봐야 할 것이다. 아직까지 결정을 내리지 못했다. 이해해 달라."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민주진보개혁 세력과 이명박 정부가 서로 교차하는 변곡점에 서 있다고 느낀다. 민주세력은 이제 상승할 것이고, 이명박 정부는 떨어지기 시작할 것이다. 사람들은 이명박 정부 2년 동안 고통을 많이 받으면서 속았구나 하는 것을 느꼈을 것이다. 이명박 정부의 실체가 드러나기 시작한 것이다. 이제 민주진보개혁 세력이 힘을 발휘할 때가 왔다고 생각한다."

< 글·최영진 기자 cyj@kyunghyang.com >

< 사진·김석구 기자 sgkim@kyunghyang.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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