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북 로켓 쏘는데도..골프공 쏜 박희태

2009. 4. 7. 07: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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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발사 보고 받고도 계속 쳐…4일에도 라운딩

한나라 의원 "안보중시하는 정당 대표 맞나"

박희태 한나라당 대표가 북한의 장거리 로켓 발사가 예고됐던 4일과 로켓을 쏜 당일인 5일 골프를 쳤던 것으로 6일 밝혀졌다.

박 대표는 식목일인 5일 오전 서울 인근의 한 골프장에서 기자들과 골프를 쳤다. 북한은 이날 오전 11시30분에 로켓을 쏘았으며, 한나라당은 2시 반에 긴급 최고위원회의를 열었다. 박 대표는 이 최고위원회의에는 참석했다. 한나라당의 한 관계자는 6일 "이미 약속된 일정이어서 취소하기 어려웠다"며 "라운딩하는 내내 북한 로켓에 관한 상세한 보고를 받고 상황을 파악하고 있었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이 해명은 로켓 발사가 확인됐음에도 골프는 계속 쳤다는 걸로 들린다.

박 대표는 전날인 4일 오전에도 경기도 광주에 있는 한 골프장에서 윤상현 대변인 등과 골프를 쳤다. 윤 대변인은 <한겨레>와의 통화에서 "평일이 아닌 토요일 새벽에 치기 시작해 오전에 끝냈다. 북한이 효과를 극대화하려 (토요일이 아닌) 일요일에 (로켓을) 쏠 것으로 예상했다"며 "더욱이 미사일이 발사되면 최고위원회를 열기로 다 준비가 돼 있었던 상태였다"고 말했다. 이날 골프도 기자들과 함께 친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은 4일부터 8일 사이에 로켓을 쏘아 올릴 것이라고 국제기구에 일찌감치 예고했다. 이에 따라 청와대와 외교통상부, 국방부, 통일부 등 외교 안보 관련 정부 부처에는 이 기간에 비상대기령이 내려진 상태였다. 이명박 대통령도 4일 런던에서 열린 주요·신흥 20개국(G20) 정상회의를 마치고 귀국하자마자 청와대 지하 벙커에서 안보관계 장관회의를 긴급 소집해 상황 점검에 나섰고, 로켓 발사날인 5일에는 국가안전보장회의(NSC) 회의를 주재하는 등 긴박하게 움직였다. 한 한나라당 의원은 "북한의 미사일 발사가 예고된 날 골프장에 나가다니 정말 기가 막힌다. 안보를 중시하는 정당의 대표가 맞는지 의심스럽다"고 말했다.

이해찬 전 총리는 재임 중이던 2006년 3·1절 기념일에 골프를 쳤다가 한나라당과 여론의 호된 비판을 받고 자리에서 물러났다.

성연철 기자 sych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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