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 국민배우, 美공항서 인종차별 수모

2009. 8. 17. 04: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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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싱턴=CBS 박종률 특파원]

'발리우드(Bollywood.봄베이+헐리우드)의 제왕', '인도의 톰 크루즈'로 불리는 인도의 국민배우 샤룩 칸(Shah Rukh Khan.44)이 미국 공항에서 감금조사를 받는 등 인종차별적 수모를 당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인도 여론이 들끓고 있다.

샤룩 칸은 지난해 뉴스위크가 선정한 전 세계 영향력 있는 50대 유명인사에 포함될 정도로 인도에서는 슈퍼스타로 추앙받은 인기 영화배우다.

그런데 샤룩 칸이 14일(현지시간) 저녁 미국 뉴저지주의 뉴왁 리버티 공항에서 자신의 수하물을 기다리던 도중 컴퓨터상에 그의 이름이 떠오르면서 곧바로 보안요원들이 출동해 그를 조사실로 데려간 것.

칸은 워싱턴 D.C. 주재 인도대사관에 연락이 닿을 때까지 보안당국으로부터 2시간 동안 감금조사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칸은 감금에서 풀려난 뒤 인도 언론과 가진 인터뷰에서 "아마도 내 이름에 무슬림들이 사용하는 '칸(Kahn)' 들어간 때문인 것 같다"면서 "당시 너무 화가 났고 모욕감을 느꼈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나 "무슬림의 이름에 대해 느끼는 미국인들의 우려를 조금은 이해할 수 있는 만큼 더 이상의 말은 하지 않겠다"고 덧붙였다.

샤룩 칸은 15일 시카고에서 열리는 인도 독립기념일 행사에 참석하고, 그가 주연을 맡은 신작 '내 이름은 칸(My Name is Khan)'의 홍보를 위해 이날 뉴왁 공항을 통해 미국을 방문했다.

공교롭게도 이 영화는 9·11 테러 이후 테러리스트로 오인을 받아 인종적 차별을 당한 인도인의 실제 이야기를 소재로 한 것이다.

특히 이번 샤룩 칸의 인종차별 수모는 지난달 압둘 칼람(Abdul Kalam)전 인도 대통령이 뉴델리 공항에서 미국 컨티넨탈 항공 여객기에 탑승하려다 몸수색을 당한 데 이은 것이어서 미국을 성토하는 인도 국민들의 반감이 고조되고 있다.

인도의 방송과 신문들은 이날 칸의 수모를 일제히 톱뉴스로 보도했고, 분노한 시민들은 거리로 뛰쳐나와 반미구호를 외치고 성조기를 불태우는 등 강력하게 항의했다.

특히 암비카 소니(Ambika Soni) 정보방송부 장관은 "이름 때문에 구금을 당한 것은 무엇으로도 정당화될 수 없다"고 비난하면서 "이에는 이로 맞서야 하고, 인도를 방문하는 미국인들에게도 똑같은 수모를 안겨줘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티머시 로머(Timothy Roemer) 인도주재 미국 대사는 "이번 사태와 관련한 진상규명 작업을 벌이고 있다"고 해명하면서 "샤룩 칸은 전 세계의 우상으로 당연히 환영받는 미국의 손님이며, 모든 미국인들은 그의 영화를 좋아하고 있다"고 파문진화에 부심했다.

한편 미 이민세관국은 샤룩 칸이 66분동안 감금되지 않은 상태에서 통상적인 조사를 받았으며, 그의 수하물이 분실되면서 입국 시간이 다소 지체된 것이라고 설명했다.nowhere@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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