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빵탁구' 악인 승재, 경쟁 시대를 사는 남성의 슬픈 단상

이혜미 기자 2010. 9. 17. 07: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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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리포트 이혜미 기자] 도를 넘어선 악행으로 많은 이들의 운명을 바꿔놓은 악인 승재(정성모 분)가 쓸쓸한 결말을 맞았다. 인숙(전인화 분)과 함께하겠다는 일념 하에 달려온 승재의 결말은 사랑하는 이와의 이별이었다.

지난 16일 방송된 KBS 2TV 수목드라마 '제빵왕 김탁구' (극본 강은경, 연출 이정섭) 최종회에서는 일중(전광렬 분)에 의해 궁지에 몰린 승재가 마지막 카드를 내밀었다. 남 비서를 사주해 탁구(윤시윤 분)를 납치하고는 일중으로 하여금 탁구와 거성 그룹 중 하나를 택하라고 으름장을 놓았다.

운명이 걸린 히든카드였지만 비서의 오해로 흐지부지되자 위기감을 느낀 승재가 직접 나섰다. 탁구의 앞에 선 승재는 "네 녀석이 이리도 내 인생에 거치적거릴 줄 알았다면 그리 마음먹는 게 아니었어. 지금 내가 또 망설이게 되면 나중에 더 크게 후회하겠지"라고 말했다.

당황한 탁구가 누군가가 불행해지지 않고도 모두가 행복할 수 있다며 왜 불행으로 상황을 해결하려하냐고 묻자 "네가 꿈꾸는 세상 같은 건 어른들의 세상엔 없다. 이 세상엔 오로지 경쟁만이 있어. 네가 이기면 마준이는 영원히 2인자가 될 수밖에 없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승재는 평생을 일중의 그림자로 머물렀던 인물. 자신의 인생을 그에게 바치는 것도 모자라 사랑하는 여인이었던 인숙마저 빼앗겼다. 그런 인숙이 일중을 포기할 수 없다는 뜻을 전한 현 시점에서 승재에게 남은 건 아들인 마준(주원 분)의 성공뿐이었다.

빼앗는 자와 빼앗기는 자가 철저하게 나눠지는 이 사회에서 이기지 않으면 아무런 의미가 없다고 강조한 승재는 "마준이는 나처럼 살게 하지 않을 것이다. 그의 길은 내가 놓아줄 것이다"라며 악을 썼다. 다행히 때 마침 등장한 진구(박성웅 분)에 의해 탁구가 구출됐고 승재는 뒤따라온 경찰에 체포됐다.

이렇듯 비참한 결말이었지만 완전한 끝은 아니었다. 수감 중인 승재를 찾은 마준은 "단 한 번이라도 당신이 나한테 존경스러운 모습을 보여줬더라면 그 기억하나만으로도 난 좀 더 살기가 수월했을 텐데 그랬다면 내가 당신을 용서하기가 훨씬 더 수월했을 텐데"라고 씁쓸하게 말했다.

이어 "내가 옆에서 다 지켜보고 있는데 조금만 더 잘살지 이게 마지막입니다"라며 눈물의 인사를 건넸다. 그런 마준이 떠나간 후 후회의 눈물을 흘리는 승재에게는 마준에게 보여줄 또 다른 인생의 시작이라는 과제가 남겨졌다.

승재의 쓸쓸한 마지막은 경쟁사회를 살고 있는 이들의 슬픈 면면을 그려냈다는 점에서 더욱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이에 대해 시청자들은 "드라마를 떠나 많은 걸 생각하게 하는 작품이었다" "최종회의 명장면은 승재와 마준의 눈물이다"라는 감상평을 나타냈다.

사진 = KBS 2TV '제빵왕 김탁구' 화면 캡처

이혜미 기자 gpai@tvrepor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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