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벨바그'를 아시나요?

2010. 1. 7. 08: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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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경닷컴 bnt뉴스 조수란 기자 ] '누벨바그'. 부드러운 어감과 더불어 뭔가 '있어 보이는' 이 단어는 영화의 문외한인 사람이더라도 한 번쯤은 들어봤을 것이다. 무심코 지나치는 길가의 미용실 간판에도 '누벨바그'라고 쓰여 있을 정도니 말이다. 그러나 정확한 의미는 잘 모르는 경우가 많다.

지인들이나 처음 누군가를 만날 때 이야기의 소재는 '영화'가 대부분을 차지한다. 이 때 "난 누벨바그 영화를 제일 좋아해. 누벨바그란 말이야…"라며 대화를 주도할 때의 뿌듯함이란 이루 말할 수 없다.

누벨바그가 뭐야?

'누벨바그(nouvelle vague)'는 '새로운 물결'이라는 뜻으로 1950년 말에 프랑스에서 활동하던 젊은 감독들과 그들만의 새로운 스타일의 영화를 한데 묶어 거론하기 위해 언론에서 만들어낸 말이다. 즉 '프랑스 영화의 새로운 흐름'이라고 할 수 있다. 영어로는 '뉴 웨이브(new wave)'라고 한다.

문예 작품을 각색해 제작한 영화만이 넘쳐나던 1950년 초, 영화에 죽고 영화에 살던 패기만만한 젊은 감독들은 '거기서 거기'일 뿐인 영화가 아닌 프랑스 영화사를 새로이 쓸 영화를 만들기 위해 밤낮으로 고민했다.

그러던 중 남들이 "예"라고 할 때 "아니요"라고 말할 줄 아는 소신파 영화 평론가 '프랑수아 트뤼포'는 '카이에 뒤 시네마'라는 잡지에서 '영화의 어떤 경향(1954)'이라는 짧은 글을 통해 '교과서'적인 프랑스 영화를 가차 없이 비판했다. 이는 영화인들의 잠자고 있던 열망을 일깨웠고 젊은 감독들을 비롯해 만년필을 들고 어두침침한 방에서 시나리오만 쓰던 작가들까지 모두 나서 '누벨바그'라는 영화 트렌드를 형성하기 시작했다.

'누벨바그'영화는 어떤 특징을 가지고 있는지 설명해줘!

이제 누벨바그가 무슨 뜻인지는 알았다. 하지만 지인들이나 소개팅 남에게 '잘난 척' 좀 하려면 왜 누벨바그 영화인지, 또 어떤 특징을 가지고 있는지 정도는 알아야 하지 않겠는가?

당시 누벨바그 영화들의 지대한 영향을 미쳤던 '네오 리얼리즘'이나 '실존주의 철학'등 머리 아픈 말들은 전부 제쳐두자. 앞서 말했듯이 누벨바그는 '새로운 물결'이라는 뜻이다. 당시 젊은 영화인들이 만들어낸 영화는 말 그대로 새로웠다. 영화사의 '이단아'라고 일컬어질 정도로. 누벨바그 영화들은 '기승전결'을 그대로 따르던 기존 상업영화들과는 달리 매우 개방적이었다.

스튜디오 안에서 진행되는 틀에 박힌 작업이 아닌 야외촬영을 선호했으며 온갖 특이한 촬영기법이 동원됐다. 영화를 보면 카메라의 초점은 흔들리기 일쑤고 연기자가 카메라 앵글을 똑바로 응시하며 관객에게 말을 걸기도 한다. 북적이는 길거리 씬 에서는 지나가던 사람들이 카메라를 쳐다보는 어이없는 장면도 찾아볼 수 있다. 또한 당시 감독들은 배우들에게 대본에 없는 즉흥연기를 지시했고 자신이 감명 깊게 봤던 영화의 한 장면을 패러디하기도 했다.

어찌 보면 이를 "엉성하다"라고 느낄 수 있겠지만 현재 흔하게 사용되는 '플래시 컷', '점프 컷', '핸드 핼드' 기법은 모두 누벨바그를 시작으로 대중화 된 것이다. 또한 "영화에서도 만든 이의 개성이 뚜렷이 드러나야 한다"는 '작가주의 이론'과 "영화의 형식과 내용은 불가분의 관계에 있다"라는 다양하고 자유로운 형식에 대한 추구는 현대 영화에 대한 이정표를 제시했고 세계 영화사를 뒤흔들 만한 '다이너마이트'였다.

누벨바그를 형성한 대표적 '이단아' 3人

누벨바그에 대한 설명은 끝났다. 그렇다면 세계 영화사를 뒤엎을 만한 위력을 가진 '다이너마이트'를 터뜨린 장본인들이 누군지 궁금할 터다. 누벨바그의 대표적 감독 3인에 대해서는 반드시 알아야 정말 '누벨바그를 아는 사람'이 될 수 있다는 말씀.

① 프랑소와 트뤼포"내 손이 카메라에 닿는 순간, 난 인생의 꿈을 깨달았다"고 말한 '프랑소와 트뤼포'. 누벨바그의 선구자인 그는 '과연 영화가 삶을 바꿀 수 있는가'에 매달려 사람들의 감성을 자극하는 다양한 영화형식을 만들어 갔다. '카메라 만년필'로 요약되는 그의 영화는 자기표현과 의사소통의 또 다른 수단으로서 만들어졌다. '장뤽 고다르'감독의 영화 '네 멋대로 해라'의 시나리오를 쓴 것을 시작으로 자신의 불행했던 유년기를 그린 영화 '400번의 구타'로 데뷔해 '피아니스트를 쏴라', '스무 살의 사랑', '훔친 키스', '가정', '사랑의 도피' 등을 발표하며 세계적인 명성을 떨쳤다.

② 장뤽 고다르누벨바그를 논할 때 절대 빠질 수 없는 감독이 바로 '장뤽 고다르'ㅇ. '네 멋대로 해라'라는 영화사에 길이 남을 파격적인 데뷔작부터 '알파빌', '미치광이 삐에로'등 파격적인 소재의 영화들을 많이 남겼다. 특히 '네 멋대로 해라'의 제멋대로 흘러가는 줄거리와 등장인물의 행위들은 매우 당황스럽다. 또한 거친 비약과 생략이 난무하는 대사와 마치 '대충대충'한 것 같은 편집은 '영화의 ABC도 모르는 철부지 평론가가 저지른 장난'이라는 비난을 부르기도. 하지만 지금 봐도 파격적인 이 영화는 시대를 앞서간 작품인 것만은 분명한 사실이다.

③ 클로드 샤브롤누벨바그를 형성한 젊은 영화인들 중에서 가장 먼저 장편영화를 만들어 낸 사람이 바로 '클로드 샤브롤' 감독이다. 그의 영화는 인간의 어두운 욕망과 허영심, 어리석음이 어떤 식으로 파국으로 치닫는지에 대해 '심리 스릴러'라는 장르를 통해 보여준다. 1958년 저예산 영화 '미남 세르주'로 데뷔해 주목을 받았으며 '사촌들', '착한 여자들' 등을 발표하며 자신만의 독창적인 영화세계를 만들어갔다.

이 밖에도 '에릭 로메르', '알랭 에네', '아네스 바르다', '장 루슈'등이 60년대 누벨바그를 주도했던 감독들이다.

이들을 언급하며 아는 척 하기에만 급급한 당신. 친구들을 만나 '속 빈 강정'이 되기보다 여유로운 주말에 조용히 누벨바그영화를 즐겨보자. 그 영화들이 당신에게도 '누벨바그(새로운 물결)'를 일으킬 지도 모를 일이니 말이다.(사진출처: 영화 '줄앤짐', '네 멋대로 해라' , '400번의 구타', '미남 세르쥬' 스틸컷)

한경닷컴 bnt뉴스 조수란 기자 whtnfks@bntnews.co.kr ▶ 낭만 가득! '한강유람선' 데이트 코스 ▶ 친한 사람의 얼굴 '예뻐 보이는' 이유? ▶ '男 78% 고민' 데이트비용 왜 나만? ▶ 무식하면 '연애'도 젬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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