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난 속 판교신도시 3천가구 2년 넘게 '빈집'

김경태 2011. 7. 13. 15:09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성남시 재개발 이주용 아파트..학교·상가도 '텅텅'

(성남=연합뉴스) 김경태 기자 =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판교신도시 백현마을에는 준공되고도 2년이 넘도록 사람이 살지 않는 아파트단지가 있다.

새 건물과 어울리지 않게 아파트 정문에는 쇠파이프와 나무로 대충 얽어서 만든 바리케이드가 놓여 있고 보도블록 사이로는 잡초가 무성하게 자라고 있다.

LH는 2009년 12월 동판교 백현마을 A24-1과 A25-1 블록에 성남시 재개발사업지구 주민 이주용 국민임대아파트 3천696가구를 준공했다.

하지만, 재개발 사업이 차질을 빚으면서 판교에 지은 재개발 이주용 아파트가 빈집 상태로 남아 있는 것이다.

13일 아파트 앞 상가에서 만난 태권도학원 원장 김모(36)씨는 "지난해 9월 아파트 입주가 곧 시작된다는 상가 분양업체 직원 말만 믿고 상가를 임대해 학원을 차렸다"며 "분당보다 비싼 임대료를 내고 싼 수강료를 받으면서 학원차량까지 운행하고 있지만 적자를 면치 못하고 있다"고 운영난을 호소했다.

김씨 학원이 있는 7층짜리 상가는 대부분 분양되거나 임대됐지만, 아파트 입주가 지연되면서 상가도 텅 비어 있다.

이런 와중에 앞서 입주한 임차들은 운영난을 겪고 있고, 점포를 사들인 분양자들은 대출이자 부담에 시달리고 있다.

성남시와 LH(당시 주공)는 수정·중원구 옛 시가지를 단계별로 재개발하기로 하고 신흥2ㆍ중1ㆍ금광1 등 세 구역을 2단계 주택재개발사업지구로 지정한 뒤 2008년 12월 사업계획을 승인받았다.

사업계획 승인 당시 2단계 재개발사업이 끝날 때까지 임시이주할 주택으로 백현마을 국민임대아파트단지를 지정했다.

재개발 이주용 아파트는 예정대로 2009년 12월 준공됐지만, 재개발지구 주민과 협상을 벌이던 LH가 지난해 7월 "부동산 경기 침체로 사업성이 악화됐다"며 재개발사업 포기를 선언하면서 모든 절차가 중단됐다.

아파트 입주가 늦어지면서 아파트 단지에 건립된 화랑초등학교(24학급)도 학생을 받지 못한 채 비어 있다.

다급해진 성남교육지원청이 최근 LH에 공문을 보내 아파트 입주일정을 문의했으나 '주민 의견을 수렴해 사업방향을 결정하고 조속히 입주를 시행할 계획이나 10월 이전 입주는 어렵다'는 모호한 답변만 받았다.

LH와 협의해 학생수용계획을 짜고 학교를 설립한 성남교육지원청은 BTL(Build Transfer Lease:임대형 민간투자) 업체에 매달 694만원의 개교 전 임시운영비를 지급하고 있다.

애초 협약서상에는 1천30만원의 운영비를 지급해야 하지만, 그나마 업체 측에 요청해 지급액을 줄인 것이라고 교육지원청은 설명했다.

아파트단지가 오랫동안 빈집을 남아 있으면서 우범지대화를 우려하는 주민도 있다.

인근 상가에서 만난 한 주민은 "밤이 되면 청소년들이 아파트 주변과 놀이터를 배회하는 장면이 목격되곤 한다"며 "혹시 무슨 일이 터지지 않을까 걱정된다"고 말했다.

순환 재개발 이주용으로 지은 판교 아파트는 모두 4천993가구로 이 중 1천297가구는 전·월세 대책으로 지난 2월 임대주택으로 전환돼 일반에 공급됐다.

한 부동산중개업소 대표는 "인근 아파트 전용면적 85㎡형의 전세금이 평균 3억6천만원에 이를 정도로 전세난이 심각하다"며 "집을 구하지 못하는 전세난 속에도 멀쩡한 아파트가 비어 있다는 것을 이해하지 못하는 사람이 많다"고 전했다.

LH 도시재생사업처 한 관계자는 "지난 2월부터 성남시 2단계 재개개발사업과 관련해 사업촉진위원회를 구성해 협의해 왔고 지난달 종합대책안을 만들어 검토 중"이라며 "이달 말이나 다음 달 초 대책이 나올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ktim@yna.co.kr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포토 매거진>

<저작권자(c)연합뉴스. 무단전재-재배포금지.>

Copyright © 연합뉴스. 무단전재 -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