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스 생부 "닮은꼴 아들아, 만나고 싶다"

고서정기자 2011. 8. 30. 11: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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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년전까지 사실 몰라..내게 결정권 있었다면 입양 안보냈을 것"

"잡스가 더 늦기 전에 내게 연락해서 함께 커피 한 잔이라도 한다면 행복하겠다."

최근 애플 최고경영자(CEO) 직에서 물러난 스티브 잡스(56·오른쪽 사진)의 생부가 아들을 만나보고 싶은 절절한 심정을 나타냈다. 시리아계 미국인인 압둘파타 존 잔달리(80·왼쪽)는 최근 뉴욕포스트지와의 인터뷰에서 잡스에게 몇 차례 e메일을 보낸 적은 있지만 직접 전화 대화를 하거나 만난 적은 없다고 밝혔다. 그는 "이상하게 들릴지도 모르지만 죽음을 앞두고 침상에 누워 있을지라도 전화기를 들어 그와 통화할 준비가 돼 있지 않다"며 아들이 먼저 자신에게 연락해 줬으면 하는 바람을 나타냈다.

또 "시리아인의 자존심상 내가 그의 재산을 욕심내는 것으로 생각하는 걸 원치 않는다"고 말했다. 잡스에게 보낸 e메일 내용에 대해서는 "정확히 뭐라고 썼는지는 기억나지 않지만 간단하게 잡스의 생일을 축하하고 건강을 빌었다"고 말했다.

그는 "잡스를 길러준 폴-클라라 잡스 부부가 진짜 부모이기 때문에 그들의 자리를 차지하고 싶은 마음이 없다"고 밝혔다. 또 "내 아들의 멋진 인생에 한 부분이 되지 못했다는 사실이 슬프지 않다고 말한다면 거짓말"이라면서 "설사 그가 지금처럼 성공한 기업의 대표가 아니라고 해도 같은 마음일 것"이라며 안타까움을 나타내기도 했다.

잔달리는 현재 네바다주 리노의 한 카지노에서 부사장으로 근무하고 있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은퇴하고도 한참이 지났을 나이까지도 일하고 있는 것에 대해 잔달리는 "은퇴는 서구 사회 최악의 것"이라고 말했다. 뉴욕포스트는 잔달리와 잡스 모두 공통적으로 일중독자의 성향을 가지고 있으며, 서로의 존재를 알면서도 연락하지 않는 고집스러운 면을 지녔다고 지적했다. 잔달리와 잡스는 둘다 무테안경을 썼으며, 하얗게 머리카락이 센 위치도 같으며 잘 생겼다는 점도 공통점이다.

잔달리는 몇 년 전까지도 잡스가 아들이라는 사실을 몰랐다. 학생시절 사랑에 빠졌던 미국인 여학생 조안 쉬블이 임신을 했지만, 아버지의 격렬한 반대에 부딪히자 홀로 샌프란시스코로 이주한 뒤 잡스를 낳고 입양시켰기 때문이다. 그는 "조안은 가족과 모두를 위해 그런 결정을 내렸고 나는 그것을 존중할 수밖에 없었다"며 "내가 결정할 수 있었더라면 아들을 입양 보내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두 사람은 잡스를 입양 보낸 지 수개월 뒤 조안의 아버지가 사망하자 결혼, 2년 뒤인 1957년 딸 모나를 낳은 지 4년 만에 이혼한 것으로 알려졌다. 잡스의 생모는 1966년 조지 심슨이란 남성과 재혼해 현재 생존해 있다. 잡스의 친여동생 모나는 유명 소설가이다. 컴퓨터에 관해서는 문외한이라는 잔달리는 작은 부분이라도 아들을 지지하고 싶은 마음에 맥 컴퓨터, 아이폰, 아이패드를 소지하고 있다. 잔달리는 "이 제품들을 볼 때마다 잡스가 이것들을 만들었다는 것을 믿을 수 없다"고 말했다.

고서정기자 himsgo@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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