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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일리노컷뉴스 지봉철 기자]

'스타크래프트2(이하 스타2)'의 상징이자 자랑인 마린. 전투병용 갑옷 및 헬멧을 장착한 근육질의 사나이가 시가를 삐딱하게 으깨 물고 등장한다. 2009년 최고의 기대작 '스타2'의 한 장면이다.

그러나 이 게임 캐릭터도 세계적인 금연 열풍 속에서 새해부턴 담배를 끊어야 할 이유가 생겼다. 보건복지가족부가 추진하고 있는 청소년보호법(이하 청보법) 개정안은 '누구든지 아동·청소년의 접근 및 이용이 허용되는 매체물을 통해 음주 및 흡연 장면을 노출시켜서는 안된다'고 명시하고 있다.

따라서 청보법 개정안이 현안대로 통과되면 18세 미만 아동·청소년이 이용하는 국내외 게임에 음주·흡연 장면을 넣을 수 없게 된다.

결국 음주·흡연 장면이 동영상에 포함돼 있는 현 상태의 '스타2'는 '청소년 이용불가', 즉 '18세 이상 이용가' 등급을 받게 된다는 뜻이다.

'스타2'가 '청소년 이용불가' 판정을 받게 되면 블리자드는 게임 판매 및 e스포츠 관련 분야에서 타격이 불가피하다. 여러가지 법적·행정적 제약을 받기 때문이다.

특히 블리자드는 흡연 장면을 유난히 많이 사용하는 개발사로 청보법 개정안이 현안대로 통과되면 작품성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스타크래프트' '디아블로2' 등 그동안 블리자드의 주요 작품에는 연신 시가나 물담배를 피워 올리는 모습이 자주 등장했다. 담배를 피우는 장면들이 꽤 자극적으로 그려지며 흥행코드로 사용된 것이다.

이번 '스타2'에서도 어김없이 시가를 피워대고 독한 위스키를 물처럼 들이키는 캐릭터들이 등장한다.

결국 국내에서 '스타2'가 청소년들이 이용할 수 있는 낮은 등급을 받기 위해서는 이미 만들어진 동영상이더라도 음주·흡연 장면은 삭제하는 등 청보법 개정안을 고려한 전면 재작업이 필요할 전망이다.

한편 일부 개발사와 팬들은 '표현과 스토리텔링의 자유 역시 보호돼야 한다'며 이번 조치에 반발하고 있지만 대중매체의 흡연 장면 묘사는 10대의 흡연을 부추긴다는 이유로 세계적으로도 자정운동이 일고 있어 이렇다 할 구제 방법은 없을 것으로 보인다.

보건복지가족부의 한 관계자는 "새해에는 금연정책을 보다 강화할 방침"이라며 "특히 아동·청소년의 접근 및 이용이 허용되는 매체물에서의 흡연 장면 노출을 개선시킬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편 방송·영화 등 해외 대중매체에서는 흡연 장면 삭제 움직임이 갈수록 뚜렷해지고 있다.

미국 영화협회(MPAA)는 지난해 5월부터 모든 흡연 장면을 등급 심의 때 고려하겠다는 방침을 표명했으며 주요 미국 영화사들도 흡연 장면에 대한 자체 지침을 잇달아 발표했다. 특히 월트디즈니는 '디즈니'라는 이름을 건 영화에서 흡연 장면을 모두 제외시켰다.janus@dailynocu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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