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년명가 ③] 막장·간장..지역마다 순대 찍어먹는 장 다르다

이상은 2009. 10. 21. 07: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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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ES 이상은]

순대엔 '돼지 귀'가 없다?

순대의 매력 중 하나는 다양한 돼지 부속물이 딸려 나온다는 것. 그러나 '맛있다'며 먹으면서도 '이게 뭔지?' 모를 때가 많다. 알고 먹으면 더 맛있는 '순대 친구들'을 소개한다.

길거리 포장마차나 분식집에서 맛볼 수 있는 부위는 모두 4개다.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서현동에서 순대를 팔고 있는 이미자(53)씨는 손님이 가장 많이 찾는 부속물로 간을 꼽았다. 간은 씁쓸하면서 퍽퍽하다. 그런데 동물의 간에서만 느낄 수 있는 고유의 풍미가 있다. 콩팥은 부속물 중 가장 적게 나오는 부위지만 손님들은 "쫄깃해서 비싼 고기를 먹는 느낌이다. 더 달라"라는 요구가 많단다.

주인들은 골치 아프다. 부들부들한 맛이 나는 부위는 허파다. 운이 좋으면 걸리는 '오도독뼈'도 허파 쪽에 붙어 있는 것. 많은 사람들이 '귀때기'라고 부르는 것은 사실 돼지 위로, 다른 말로 '오소리감투'라고 한다. 옛날엔 돼지를 잡으면 유독 위 부위만 사람들이 서로 가져가려 해 어느새 사라져 버렸다고 한다.

굴로 들어가면 좀처럼 다시 나오지 않는 짐승 '오소리'와, 서로 차지하려 다투는 모습이 꼭 감투를 쓰려는 모습 같다고 해 별칭이 붙은 것이다.

돼지 귀는 순대 전문점에서만 먹을 수 있다. 왜일까? 귀 역시 머리고기에 포함된다. 전문점에선 순대국밥을 팔고 국밥엔 머리고기가 들어간다. 그러니 귀고기가 항상 갖춰져 있는 것이다. 길거리 포장마차에선 국밥을 안 팔기에, 순대를 받아올 때 내장만 같이 받는다.

여기서 잠깐, 순대를 주문할 때 "내장은 빼고, 순대만 주세요" 라는 손님들이 있는 반면 "내장 위주로 주세요"하는 손님도 있다. 맛을 떠나 경제적으로 어느 쪽이 더 유리할까?

안양 중앙시장의 순대 공급업자가 도매가를 공개했다. 순대는 1관(4kg)에 1만3000원. 돼지 1마리에서 나오는 간· 콩팥 ·허파 ·오소리감투는 한 세트로 묶어 5500원이다. 이들 내장의 무게를 합치면 간(1.73kg), 콩팥(0.42kg), 허파(1.26kg), 오소리감투(0.6kg)으로 4.01kg. 결국 순대의 가격이 내장보다 대략 2.4배 비싼 셈이 된다. 그러니 순대만 먹는 게 손님 입장에선 유리하다는 결론.

지역별로 찍어먹는 장이 다르다?

"순대는 막장에 찍어야 제 맛이다.""무슨 소리야? 당연히 소금에 찍어야지?"'순대 이야기'가 나오면, 문화적 충격을 받는 이들이 생긴다. '경상도에선 순대를 된장에 찍어 먹는다' 는 이야기 때문이다. '막장'이라 부르는 그 장은 된장보다는 쌈장에 가깝다. 된장·고추장· 마늘 ·사이다 등을 섞어 만든다. 비단 경상도뿐 아니다.

제주도에선 간장에 찍는다. 제주도엔 예로부터 논이 없어 쌀이 귀했고 찹쌀 역시 넉넉지 못했다. 찹쌀 대신 밀이나 보리로 만든 제주 순대는 다른 지방보다 뻑뻑했기에 소금이 아닌 간장을 찍어 먹었다. 요즘은 지역을 막론하고 '떡볶이 국물'에 찍어먹는 게 유행이다.

이상은 기자 > > 백년명가 시리즈 더 보기 [백년명가 ①] 병천·백암·아바이…색다른 맛, 대한민국 순대 삼총사 [백년명가 ②] 길거리순대, 비닐로 만든다 '카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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