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男, '달' 담은 술잔 개발해 1년만에 매출 '1억' 일본까지 진출

2011. 12. 9. 1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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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잔 술을 채우면 덩달아 달도 차고, 한 잔 술을 기울이면 덩달아 달도 기우는데, 달 하나 벗 삼아 완월장취(玩月長醉) 하련다." 단돈 500만원으로 달 모양을 담은 술잔 '달잔'을 개발한 20대 청년이 창업 1년 만에 매출 1억원을 찍고 일본 진출까지 성공해 눈길을 끈다.

김종환(29) 주식회사 테일 대표는 지난 11월 1일부터 7일까지 열린 일본 도쿄 '디자인 위크' 전시회에 출전해 일본 기업 4곳으로부터 총판계약 러브콜을 받았다. 일본 바이어들은 독특한 아이디어를 접목한 김 대표의 디자인에 뜨거운 관심을 보였다.

달잔은 술을 가득 따르면 보름달 모양, 반을 비우면 반달 모양, 거의 다 비우면 초승달 모양으로 내용물의 모습이 변한다.

달잔은 일본, 독일, 스웨덴 등 세계 각종 전시회에 출품해 눈길을 끌었으며, 독일 IF 콘셉트 디자인 어워드, 레드닷 콘셉트 디자인 어워드 베스트 오브 베스트 상, 영국 샘소나이트 스페셜 상, 아시아 디자인 넷 등 유수의 디자인 대회에서 수상한 경력을 자랑한다. 김 대표가 프로덕트 디자인 회사를 창업한 건 지난해 10월. 자본금은 단돈 500만원이었다.

그의 히트작 달잔은 '일주일(일요일부터 월요일까지)'에 대한 주제로 디자인 전시회에 참가하면서 기획했다. 월요일에 대한 디자인을 고민하던 중 우연히 달을 보며 아이디어를 얻었다.

"달과 술을 좋아하던 중국 당나라 시인 이태백의 에피소드가 모티브가 됐어요. 풍요로운 이미지의 보름달부터 초승달까지 다양한 달의 모양을 술잔에 담고 싶어 기획했죠." 달잔은 온라인 디자인숍 '텐바이텐' '펀샵'과 인사동 쌈짓길, 팬시전문점을 중심으로 판매됐다. 일본에서 막걸리 열풍이 불자 더욱 날개 돋힌 듯 팔려 나갔다. 1년도 채 되지 않아 매출액은 1억원을 찍었다.

제품디자인을 전공하는 미대생이었던 김 대표는 이미 대학교 3학년 때 학교 선배와 함께 창업에 도전한 이력이 있다. 이번이 두 번째 창업인 셈이다.

"처음 제품 개발 당시 수익이 나면 바로 상품 제조비로 투자했어요. 직원들 월급주고 나면 남은 돈이 없어 어떤 달은 40만원으로 한달을 살았어요." 경제적으로 어려운 와중에도 김 대표가 창업을 포기하지 않았던 건 오로지 디자인에 대한 열정과 비전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김 대표는 "어릴적부터 패션에 관심이 많았고, 자연스레 디자인적 영감과 예술적 감각이 길러졌다"고 말했다.

그는 "패션 잡지 '보그'를 즐겨봤고, 대학교 2학년 때 도서관에서 지난 10년치 디자인 관련 서적과 잡지를 쌓아놓고 다 뒤져봤다. 더 이상 볼 책이 없었다"고 회상했다.

김 대표는 "고등학생 때까지 나는 집에서나 학교에서 항상 걱정거리였다"며 "누나와 동생은 모범생이었지만 난 공부도 못하고 말썽만 피우는 아이였다. 스스로 쓸모 있는 인간이 아니라고 생각했다"고 고백했다.

그는 이제 하고 싶은 일과 잘하는 일을 즐기면서 할 수 있는 청년창업가가 됐다.

김 대표는 "관심 있는 분야에 대해 공부할수록 아이디어가 넘쳤다. 아이디어를 짜내서 디자인으로 탄생시키는 일이 너무 즐겁고 보람된다"며 "이제는 생산, 영업, 마케팅, 연구자 등 다른 업에 종사하는 이들과 만나서 대화를 나누며 아이디어를 얻는다"고 말했다. 그는 "세상에 없는 것을 만들어내는 것이 재밌다. 퀄리티 높은 상품을 지속적으로 내 놓겠다"고 말했다.

이어 "국내 도자기 시장의 전체 매출은 박카스 매출과 비슷하다. 그마저도 몇몇 브랜드가 대부분 시장점유율을 차지한다"며 "달잔을 시작으로 도자기에 브랜드를 입힌 제품을 차례로 론칭할 계획이다"고 비전을 밝혔다. 국내 도예가들과 제휴해 디자인 브랜드를 만들어내겠다는 것.

김 대표는 "'테일(Tale)'이라는 회사명처럼 상품에 신화나 이야기를 담아 낼 것이다"고 자신했다. 그는 "어른이 되며 어릴적 좋아하던 소설책을 멀리하게 됐다. 사설이나 경제경영 서적 등 실용서적을 더 많이 읽었다"며 "제품에 소설 속 이야기와 삶의 여유, 순수함과 소망을 담고 싶다"고 바람을 내비쳤다.김 대표는 도자기를 이용한 달잔 외에 벽걸이 TV도 고정시킬 수 있는 끈끈이 거치대 '리픽스', 모기를 얼려 죽이는 스프레이 '아이스킬러', 나무결을 그대로 옮겨 놓은 '우드페커 노트' 등 톡톡튀는 아이디어 상품을 개발해 세상에 내놨다.

그 중 특수폴리머 소재로 제작한 '리픽스'는 일본에서 불티나게 팔린다. 작은 카드 모양의 끈적한 리픽스 조각은 지진이 잦은 일본 가정집에서 화분 받침 고정용으로 주로 사용된다.

마지막으로 김 대표는 "대기업에 입사하기 위해 회사가 원하는 스펙만을 쌓는 취업준비생들을 보면 안타깝다"며 "자신이 좋아하고 잘하는 일이 무엇인지 깨닫는 것이 우선되어야 한다"고 조언했다.

[매경닷컴 김윤경 기자 / 사진 팽현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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