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경 낀 다산 정약용 영정 새로 제작
유배지 강진군, 다산초당에 걸 예정(서울=연합뉴스) 경수현 기자 = 다산(茶山) 정약용(1762-1836)의 영정이 그의 유배지였던 전남 강진군에 의해 새롭게 제작됐다.
강진군은 17일 서울 견지동 동산방화랑에서 새 영정 설명회를 열고 수묵화가인 김호석 한국전통문화학교 교수에게 의뢰해 제작한 다산의 영정을 공개했다.
황주홍 군수는 "출생지인 경기 남양주에서 사용해온 영정을 복제해 강진의 다산초당과 다산기념관에 걸어놨었다"면서 "기존 영정은 다산의 삶의 궤적이 얼굴에 드러나지 않는다는 지적을 사 고증을 거쳐 새로 제작하게 됐다"고 말했다.
새 영정은 96×178㎝ 크기로, 짙은 쪽빛 도포를 입고 머리에는 사방관(四方冠)을 쓴 인자하고 품위있는 50대 학자의 모습으로 표현됐다. 특히 이례적으로 안경을 낀 모습을 담았다.
작년 3월부터 영정 작업을 벌여온 김호석 화가는 "어릴 적 천연두의 흔적 탓에 눈썹이 세 갈래로 갈라졌고 방대한 독서로 시력이 많이 약화됐다는 기록을 참조하고 다산 후손인 '나주 정씨 월헌공파 종회'에 참석한 후손 300여명의 인상을 관찰해 새 초상화를 완성했다"고 말했다.
특히 도포의 쪽빛은 강진의 약 5천평 땅에서 자란 쪽을 농축해 만든 물감 거의 전량을 사용하면서 60번이나 덧칠을 해 색을 내고 얼굴색도 강진의 붉은 흙에서 추출한 천연물감을 이용했으며 먹은 1800년대에 생산된 것을 사용했다고 설명했다.
현재 가장 많이 사용되는 다산의 영정은 월전 장우성(1912-2005)이 그린 표준영정이다. 그동안 강진 다산초당에 걸렸던 영정은 이 표준 영정과 거의 같은 얼굴 모습으로 그려졌다.
초상화 제작에 대해 자문한 이태호 명지대 미술사학과 교수는 "강진 유배 생활 기간에 고뇌를 덜어내고 학문에 전념하면서 편안해진 다산의 모습이 영정에 잘 표현됐다"고 평했다.
(사진설명 = 강진군이 새로 사용할 다산 정약용의 영정)evan@yna.co.kr < 긴급속보 SMS 신청 >< 포토 매거진 >< M-SPORTS >< 저작권자(c)연합뉴스. 무단전재-재배포금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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