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향신문

한모씨(32)는 지난 4월 한 인터넷 애견 분양사이트를 통해 50만원을 지불하고 화이트 포메라니안 종 애완견 한 마리를 구입했다. 그러나 택배로 강아지를 받고난 뒤 한씨는 수상한 낌새를 느꼈다. 사이트 사진에서 본 강아지와 생김새가 달라 보였기 때문이다. 확인해보니 시중가 10만~30만원인 스피츠 종(오른쪽)이었다.

화이트 포메라니안 종(왼쪽)·스피츠 종 애완견

한씨는 판매자인 조모씨(24)에게 전화를 걸었지만 조씨는 이미 전화번호를 바꾼 상태였다. 한씨를 포함해 12명이 조씨가 올린 분양 광고를 보고 화이트 포메라니안을 사기 위해 40만~60만원을 입금해 모두 500여만원의 피해를 입었다.

화이트 포메라니안은 작은 여우와 비슷한 귀여운 외모로 희소가치가 높아 최고 100만원을 호가한다.

조씨는 화이트 포메라니안과 스피츠의 외양이 생후 1~2개월 때는 거의 비슷한 점에 착안해 피해자들을 속였다. 분양사이트에는 화이트 포메라니안 사진을 올린 뒤 실제로는 스피츠를 보낸 것이다.

조씨는 "집에서 키우던 강아지인데 어쩔 수 없는 사정이 생겨 눈물을 머금고 판다"며 개인적인 분양인 것처럼 꾸며 구매자들을 믿게 한 것으로 드러났다. 사기극이 들통나 피해자들이 환불을 요구하는 것을 피하기 위해 조씨는 수시로 전화번호를 바꾸며 사기 판매를 계속했다.

서울 광진경찰서는 5일 조씨에 대해 사기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경찰은 조씨가 경기 팔당과 사릉 일대 경매장에서 헐값에 스피츠를 구매한 것으로 보고 있다.

< 김기범 기자 holjjak@kyunghyang.com >

- ⓒ 경향신문 & 경향닷컴(www.khan.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경향닷컴은 한국온라인신문협회(www.kona.or.kr)의 디지털뉴스이용규칙에 따른 저작권을 행사합니다.〉